떡집에서는 나를 ‘예쁜 아줌마’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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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집에서는 나를 ‘예쁜 아줌마’라고 부른다
  • 관리자
  • 승인 2007.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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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향기 - 특별한 기념일

어느새 몇 년이 흐른 일이다. 결혼을 하고 처음 맞는 남편의 생일을 앞두고 고민을 했었다. 어떤 이벤트를 준비하면 남편이 행복해 할까? 멋진 카드! 그건 당연하고, 남편의 친구들을 초대할까? 아님 남편의 친지들을? 그것도 좋지, 그렇지만 우리들만의 행복에 멈추지 않는 뭔가가 필요해, 가슴 깊이 행복이 저장되는 일을 하자, 우린 불자니까! 오우 예~ 대중공양! 대중공양이다.

남편에게는 일단 비밀로 했다. 결정을 하고 나니 가슴이 푸근하고, 행복한 비밀을 간직한 듯 설레기도 했다. 모두 60분에게 도시락 서비스를 하고 있는 나눔마을에 도시락과 함께 떡을 대접하고 싶다고 알리고 단골 떡집에 찾아갔다. 대체로 어르신들은 떡을 좋아하신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고 먹음직스러운 떡들은 많다. 독거노인들은 제때에 식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드시기 좋은 크기의 떡을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출출할 때에 꺼내 드시면 식사도 되고 간식으로도 좋다. 어르신들이 드시기 좋은 떡을 날짜에 맞춰 주문하고 돌아오니, 남편보다 대중공양 할 날이 더 기다려진다.

맞벌이를 하다보니 비교적 간단히 먹는 아침 당번은 남편이고, 나는 저녁 당번이다. 그러나 생일이니까 특별 서비스로 내가 온종일 당번을 했다. 다른 날보다 일찍 일어나 전날 꼼지락거리며 준비한 카드는 남편이 눈 뜨면 찾는 서재의 컴퓨터 앞에 놓아두고, ‘어르신들이 오늘 떡을 드시겠지?’ 생각하며 미역국을 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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