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있어도 그리운 도반
상태바
곁에 있어도 그리운 도반
  • 관리자
  • 승인 2007.10.3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 집/우 리 사 이 좋 은 사 이 ... 도반

흐르는 세월이 빠르기가 흡사 화살과 같다고 했다든가. 문득 돌아보니 세속 나이 40을 넘어 섰다. 이십 세 미만에 출가하여 스님이 된 후 강산이 변하기를 두 번 하고도 반을 더했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 귀밑머리가 희어지고 아름다운 청춘은 지나간 것이다.

이십대, 가장 아름다운 나이다. 이때는 오로지 바랑 하나를 의지하고 누더기 입고 수선납자(修禪納者)로 살았다. 스스로 생각해도 선객으로서의 생활은 순수한 열정이 있었다. 출가장부의 삶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했고, 사문으로서의 자긍심은 하늘을 찔렀다. 비록 누더기에 바랑 하나를 의지하고 이산 저산을 떠돌면서 살았지만 천하를 발 아래 두고 활달하고 씩씩한 기상과 꿋꿋하고 대쪽 같은 절개가 있었다.

그때, 그러니까 이십대 그 시절은 유독 나만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 당시 비슷한 나이의 우리 도반들은 모두가 그랬다. 처음 만나도 백년지기를 만난 듯이 의기가 투합되어 마음이 통했다. 장부의 몸을 받아 출가한 것은 참선 수행을 해야 하는 것이지 그밖에 다른 길을 용납하지 못했다. 사문된 자가 본분을 망각하고 주지 자리에 연연하거나, 세속명리를 탐착하고 다른 곳에 눈을 돌리는 것은 가장 부끄러운 일로 보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들면서 그같은 도반들도 하나 둘 변질하고 본분사를 떠나 다른 길은 가고 있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젊어서 한번 세운 뜻을 끝까지 지키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새삼느끼게 하는 것이다.

그동안 절집안도 엄청나게 변했다. 촛불을 켜고 오솔길을 걸어서 올라가야 하던 산사가 포장 된 차길이 뚫리고 텔레비전,냉장고에다가 세탁기로 빨래를 하는 시대로 변한 것이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