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百靈)과의 대화
말을 해도 말을 하지 않아도
어느 날 백령이 거사에게, “말을 해도 말을 하지 않아도 어느 쪽도 면치 못한다. 그런데 대체 무엇에서 면치 못하는지 한마디 일러보시오”하고 말을 걸었다. 이에 거사가 눈을 깜빡거렸다. 백령이 “훌륭하다. 더할나위 없다!”고 찬탄했다. 거사가 “스님께서는 저를 과대평가하고 계십니다”고 말하니, 백령이 “누군들 그렇지 않는 자가 있을까?”고 했다. 거사는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하고는 가버렸다
어떻게 말할까
백령이 어느 날 방장실에 앉아있는데 거사가 들어왔다. 백령은 그를 붙들고 “요즈음 사람들도 말하고 옛날 사람들도 말했다. 그런데 거사님은 어떻게 말하겠는가?”고 물었다. 이에 거사는 백령을 손바닥으로 한번 때렸다. 백령이 “말하지 않고는 끝낼 수 없다”고 하니, 거사는 “말하면 허물을 범한다”고 응수했다. 백령이 “손바닥으로 때린 보상을 받아야겠다”고 하니, 거사가 바싹바싹 다가서면서 “어디 한방 얻어맞고 볼까!”고 했다. 백령이 “그러면 안녕히 계시오”하고 말했다.
안목문답(眼目問答)
거사가 어느 날 백령에게 묻기를 “안목(眼目)이라는 것은 사람의 비판을 면할 수 있겠습니까?”고 하니, 백령이 “어떻게 면할 수 있겠는가?”고 답했고, 거사가 “과연 과연”하고 말했다.다시 백령이 “이 방망이는 일없는 사람은 치지 않는다”고 하니, 거사는 획 몸을 돌려 말하기를 “자 쳐라 쳐”라고 했다. 백령이 방망이를 집어들자마자 거사는 그를 붙들고 “어디 모면해 보시지요”하였다. 백령은 대답하지 않았다.
보제(普濟)와의 대화
소쿠리의 값어치
월간불광 과월호는 로그인 후 전체(2021년 이후 특집기사 제외)열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