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토순례기] 무스탕 2 높은 바다 속, 불법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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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토순례기] 무스탕 2 높은 바다 속, 불법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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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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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토 순례기/무스탕2

소이 라(Soi La)에서 바라보는 불국토

쩨일레(Chel)를 출발, 사마르(Samar)를 지나 샹보체(Syangboche)로 가는 여정은 지금까지 걸어왔던 것보다 힘든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숨구멍을 막는 것 같은 오르막들을 지나서 해가 넘어가려는 시간에 도달한 언덕. 오싹한 기온을 몰고 온 된바람이 몸에 붙어 떠나지 않는 곳. 불법을 보호하기 위한 신장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 까마득히 먼 산 위, 희고 검은 구름들이 움직인다.

저기 먼 곳에서 출발한 바람은 얼굴을 스치고 들어와 옷을 부풀게 한다. 쉴 새 없이 불어오는 바람이건만 거친 모래 알갱이는 부딪치지 않는다. 하루 10시간, 또는 12시간을 걸어 이곳 소이 라까지 왔다. 자갈이 흔들리고 모래가 날아다니는 길, 물도 없고 나무도 없고 사람도 없는 황무지를 건넜다. 하루 몇 차례씩 해발 3,500미터를 오르내리는 동안에도 줄곧 되내인 말은 ‘물 속을 걷는구나!’였다.

땅의 높이란 것은 중생들의 척도. 높다는 것은 더 높은 것의 낮은 지대일 뿐이지 않는가? 땅을 떠나지 못하는 중생들은 그 땅 위에 갖가지 의미와 이름을 붙여놓았다. 소이 라 해발 3,860미터의 언덕. 이 바다의 언덕에 오르기까지 지나온 물 없는 땅들. 마치 누군가의 힘에 의해 모든 바닷물이 증발해 버린 듯하다. 물이 빠진 후에는 뜨거운 태양과 혹한만이 찾아와 그 누구도 살 수 없는 땅이 되어 버린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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