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으로 ‘잘 산다’고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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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잘 산다’고 하는 것
  • 관리자
  • 승인 2007.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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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행복 충전

근년에 들어 웰빙(well-being)이라는 말이 일종의 유행어처럼 사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신문이나 잡지가 웰빙에 관한 특집을 내기까지 할 정도이니 더 말할 것이 없다.
시대나 나라를 가릴 것 없이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행복을 추구하고 잘 살기를 원한다. 사실, 사람의 삶이란 행복해지고 잘 살기 위한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그 행복이라거나 잘 산다는 것이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이룰 수 있는가라는 데 있다.
어떤 사람은 천만금을 가지고 고대광실(高臺廣室)에서 살면서도 부족하여 가슴을 태우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하루에 겨우 세 끼의 밥에 허름한 단칸방에 살면서도 이만하면 살 만하다고 이마를 펴는 사람도 있다. 어디 그뿐인가? 시골 면장만 해도 마음이 흐뭇하여 제법 으쓱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장관을 하고도 부족하여 무엇인가를 더해 보려고 갖은 추태를 다 부리는 사람의 예도 결코 적지 않다. 결국, 행복이라거나 잘 산다는 것은 각자의 마음에 달린 매우 주관적인 것이어서 일률적으로 판단하거나 개념지우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람이라면 거의 예외 없이 행복을 추구하고 잘 살기를 간절히 염원해 왔다는 것은 우리의 일상생활이 행복으로 가득하거나 잘 산다고 만족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인간의 삶이 일반적으로 행복한 것이고 잘 사는 것이라면 동서고금(東西古今)의 사람들이 그처럼 행복을 추구하고 잘 살기 위하여 발버둥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흔히, 웰빙이라고 하면 물질적인 풍요나 편의라던가 외형적인 명예를 염두(念頭)에 두고, ‘물질적으로 편리하고 여유로운 생활’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물질이나 명예라는 것은 매우 무상한 것이어서, 있다가도 없어지고 없다가도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종잡기 어려움은 물론, 재물이나 명예를 좇다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불만스러워 고민하게 되고, 있던 것이 없어지거나 변하면 실망이 크고 고민에 쌓이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더욱이, 오늘날 보는 바와 같이 모든 영역에서 경쟁이 심하고, 속도적으로 ‘빨리’와 양적으로 ‘더’가 지배하는 상황 속에서는 갖가지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재물이 많고 생활이 물리적으로 편리하다고 하더라도 스트레스에 쌓여 있는 한 마음이 편치 않고, 마음이 편치 않으면 만사가 괴로워지기 마련이다. 백팔 번뇌가 바로 그런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모든 일은 마음에 달렸다고도 하고,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다(一切唯心造)고도 한다. 마음이 넉넉하고 평안하면 그것이 곧 웰빙인 것이다. 그러니, 웰빙의 바탕은 바로 우리 자신의 마음에 달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물질이나 겉으로 드러난 것에 매여 정작 소중한 마음에 관해서는 소홀한 것이 보통이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얼굴을 씻고 화장품을 찍어 바르면서도 마음을 다듬을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입으로는 웰빙을 뇌이고 잘 살기를 갈망한다. 그러니 참된 웰빙이 실현될 까닭이 없다.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보고, 만족할 줄 아는 삶을 사노라면 마음이 편해지고, 바로 그 곳에 웰빙이 있음을 알게 된다.
부처님께서 인생을 괴로움(苦)으로 보시고, 그 괴로움의 원인(苦集)을 살피신 다음, 괴로움은 없앨 수(苦滅) 있음을 확언하시면서, 그 괴로움을 없애는 방도(苦滅道)를 제시하셨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의 실상을 직시하시고 사람들을 괴로움에서 건져내기 위한 길을 제시하신 것이니,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여 마음을 고르는 것이야말로 참된 웰빙을 위한 첩경이라고 하겠다.

이상규 님은 1952년 스무 살의 나이로 고등고시에 합격한 후 미국과 영국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법제처 법제관과 문교부 차관, 고려대 법학과 교수,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연수원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변호사로서 환태평양변호사협회(IPBA)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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