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 노릇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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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 노릇 벗어나기
  • 관리자
  • 승인 2007.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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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불교 공부길로의 초대

삶을 인식함에 있어서 자칫 관념의 유희나 말장난으로 끝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사람. 그런 구체성의 결여로 인하여 실천적인 면에서 허무의 늪에 빠져 들 여지가 많다는 사람. 그런 사람들은 들어야 한다. 『무량수경(無量壽經)』의 증언을 들어야 한다. 법장(法藏) 비구가 마흔 여덟 가지의 원을 세우시고, 마침내 그 원을 성취하시어 아미타불이 되셨다는 소식을 말이다.

그럼 법장 비구는 과연 누구인가? 그는 ‘언젠가는 권력도 없어질 것이고, 나이를 먹다 보면 몸은 병들고 늙어갈 것이다. 그러다가 마침내 죽어갈 것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지 않은가?’ 하는 절박한 마음으로 왕위에 대한 미련을 버린다. 하지만 아직은 절대의 세계를 자기화하지 못했기에, 절절한 발원을 하면서 치열한 구도의 길로 들어섰다.

눈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망설일 것도 없이 역사적인 한 인물을 떠올릴 것이다. 바로 석가모니 부처님이 그 주인공이다. 석가모니부처님이 왕자로 계시다가 출가하셨다는 것은 잘 알려진 내용이다. 출중한 능력으로 돈과 권력을 한껏 누릴 미래가 약속되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생명까지 보장되지 않기에 출가를 결행하신 사실까지도 상식에 속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깨달음의 내용

그렇다. 법장 비구의 구도행각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왜 법장이라 부르면서 싯다르타라고는 하지 않을까? 뭐 그리 골똘히 생각할 만큼 어렵지가 않다. 법장(法藏)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알면 궁금증은 저절로 풀리기 때문이다. ‘법(法)’은 우리의 무한생명력 자체를 가리킨다. 그리고 ‘장(藏)’은 말 그대로 곳간 즉 창고로서, 생명력이 무한히 펼쳐질 가능성을 갖추고 있음을 시사한다. 요약하자면 자신이 무한생명력을 갖추고 있음을 자각하는 상태가 법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익히 알고 있다시피 법장 비구는 아미타불이 되셨다. 이는 곧 석가모니 부처님이라고 불리는 분의 생명 내용이 아미타, 즉 무한생명, 무한광명임을 뜻한다. 그러므로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서 깨달았다고 하는 것은, ‘내가 중생 생명이 아니라 본래부터 부처님 생명이었구나. 그런데 내가 여태까지 중생 노릇을 하며 생사의 놀음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반성과 더불어 참된 생명으로 살아가기를 선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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