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선행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마치 곡식이 창고에 쌓이는 것과 같아서

내세의 안락과 복(福)과 낙(樂)을 가져온다.”

-『소부경전』

앞다투어 ‘남보다 먼저, 더 많이’라는 경쟁사회 속에서 양보란 언뜻 생각하기에 손해 보는 어리석은 행동 같아 보인다. 하지만 모두 함께 사는 세상에서 평화롭고 따뜻한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나보다 남을 먼저 헤아려 배려하는, 양보(讓步)는 매우 중요한 실천덕목이다.

요즈음 사회는 매 순간 빠르게 변해 가는 물리적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애쓰는 치열한 경쟁사회다. 사회의 어느 분야를 보아도 경쟁 아닌 곳이 없다. 심지어 어린아이들에게서도 다른 아이와 비교해, 그 아이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부모들의 경쟁의식 탓에 순수한 동심은 찾아보기 어렵다.

현대인들의 삶이란 어찌 보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경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이러한 사회 현상을 볼 때 양보는 아주 진부한 도덕처럼 보인다. 하지만 부처님께서도 연기법(緣起法)을 말씀하셨듯이 세상은 몇몇 최후의 승리한 자들만으로 유지되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보이지 않게 자신의 역할을 다함으로써 세상은 유지되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소중하지 않은 존재는 아무 것도 없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경쟁의 분위기 속에서 각박하게 살고 있는 도시인들에게 양보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다 같이 살고 있다는 따뜻한 마음〔情〕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도 소중한 미덕이다. 이 세상은 아주 작은 것이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양보가 평화를 가꾸어 가는 길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