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를 ‘정(正)’자 한 방 얻어맞고
상태바
바를 ‘정(正)’자 한 방 얻어맞고
  • 관리자
  • 승인 2007.10.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집/부처님 닮아가기

내 나이 오십 무렵, 본래 성품이 친구와 더불어 술 한 잔 하고 시(詩) 한 수 읊조리는 분위기를 좋아하는데 계절은 꽃피는 5월이고 남쪽 친구가 ‘내려와 술 한 잔 하자’고 권하는 바람에 대구에 내려갔다가 양산 통도사 극락암에까지 끌려 올라갔다.

평생 스님 대하기도 처음이고 나로서는 다 생소하고 어정쩡하기만 하였다. 이윽고 경봉(鏡峰) 스님이 시자스님의 부축을 받으시며 자리에 앉으셨다. 일러 말씀하시기를, “나무가 병들었으면 왜 병이 들었는지 딱 보면 아는기라. 과학자들이 조각을 내서 현미경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들 하는데….”라고 말씀 중이었다.

나는 그 때 귀로는 그렇게 듣고 있었고 내 눈은 스님의 얼굴을 뜯어보고 있었다. ‘이빨은 치과의사가 가지런히 해드렸구나. 얼굴에는 검버섯이 저리도 많구나. 눈은 쥐눈처럼 반짝이는구나. 엄청 지혜(롭겠구나)’ 하는 찰나, 그 눈이 내 눈과 마주쳤는데 몇 초 지났을까.

“뭐하는 사람인가?”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