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궁 뛰어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네
상태바
에궁 뛰어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네
  • 관리자
  • 승인 2007.10.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광 30주년 기념 연속 기획 특집-1인 1 수행법 갖기/ 생활 속의 불교수행

10년 만의 무더위라고 혀를 두르던 그 뜨겁던 여름의 더위도, 전국이 활활 타오르듯 국토를 물들이던 가을의 환상적인 아름다움도 모두 다 우리들 곁에서 사라진 뒤 이젠 덩그마니 달력의 한 장을 남긴 채 우린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숱하게 떼어버린 달력의 날짜들 속에서 우리는 웃고 울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세우고 허망한 중생놀음에 겨워 들떠있지는 않은지 깊어가는 겨울을 맞이하며 한 번쯤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 짧지 않은 삶을 살아온 날들이 이제는 모두 다 지나간 하나의 흔적으로 남아 과거로 지나갔다지만 그 순간만은 왜 그리도 견디기 힘이 들고 아프게만 느껴졌던지…. 이제사 새삼 돌이켜 생각하면 그 모든 것이 하나의 과정이었으며 나를 담금질하는 연마제가 되어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만들어 주었던 것 같다.

세상사 모든 일에 많은 애착을 가지고 열심히, 정말 열심히 살아왔지만 그 모든 것이 다 내 맘과 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난 그지없는 외로움과 공허함에 빠져 들게 되었고 더없이 초라한 나 자신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럴 때마다 내게 환한 웃음으로 나를 이끌어주셨던 분은 바로 관세음보살의 무량한 가피력이었으며, 난 그 분을 부르고 또 부르곤 하였다. 내 생명과도 같은 아들이 겪는 아픔은 나를 칼로 베는 듯한 고통이요, 그러한 아들이 사춘기가 되어 내게 등을 돌리고 나를 향해 눈을 부라릴 때 이미 난 그에게 죽음을 당한 것보다 더 큰 배신감에 치를 떨어야만 하였다.

마치 내게 덤벼들 자세로 다가오는 아들에게 아무런 항변도 못하고 숨을 몰아쉬며 방으로 들어와 그저 하염없이 관세음을 염하며 목이 메어 나오지도 않는 소리에 흐느끼듯 부르짖는 염불은 피를 토해내는 절규에 가까울 정도로 처절하기만한 것이었다. 아들이 너무나 미웠다. ‘아니 어쩌면 내게 그럴 수 있을까’ 하고 그를 원망하여 보았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