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의 수행
상태바
일상 속에서의 수행
  • 관리자
  • 승인 2007.10.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광 30주년 기념 연속 기획 특집/1인 1 수행법 갖기 - 보현행원

신임교사 시절 상담실을 맡으면서 카운슬러 연수를 받게 되었는데, 연수 과정에서 ‘십우도’에 관한 설명을 매우 인상적으로 듣게 되었고 불교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일상에 쫓겨 절을 찾아가질 못했다. 올림픽이 열리던 88년에 서울로 학교를 옮기면서 마침 이웃에 사는 불광사 신도 분의 안내로 불광법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런데 불광사의 법회 모습과 한글경전, 법등을 통한 신행 모임 등은 불교에 대한 나의 편견을 불식시켜 주었다.

그 때 본 「불광」지의 유익하고 알찬 내용은 초심자였던 나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아내가 먼저 바라밀 교육을 받았고 법등모임에 열심히 참여하였으며 아이들도 차례로 불광유치원에 보냈다.

뒤따라 나도 바라밀교육을 받았는데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이라고, 기본 교리와 습의를 배우는 즐거움에 퇴근 후의 피곤함도 잊어버릴 수 있었다. 스님들만 칠 수 있는 것으로 알았던 목탁을 치며 독경을 하는 것도 좋았지만 경전과 교리 공부를 통해 하나씩 알아가는 즐거움은 그 무엇과도 비할 바가 아니었다. 아무튼 그 해 수계법회에서 광덕 큰스님으로부터 ‘현오(玄晤)’라는 법명과 함께 계를 받으면서 불교는 이제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바라밀교육을 받을 그 당시에 불교방송에서는 방송국 개국 전 시험 전파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출근시간이 빨라 일찍 일어나야 하는 덕에 라디오를 통해 아침마다 도량석을 듣고 시작할 수 있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불교방송의 아침 예불은 나만의 법당이 되었다. 사진이긴 하지만 매일 아침 보광당 부처님을 바라보며 일과정진을 계속할 수 있는 복을 누리고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었다.

그 당시 광덕 큰스님께서는 늘 법문하실 때마다 “우리는 완전자다. 일체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그냥 꺼내 쓰기만 하면 된다.”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듯 우리 마음을 부처님과 같은 주파수로 맞추기만 하면 된다.”는 요지의 말씀을 자주 하셨다.

항상 마하반야바라밀을 염하라고 권하시고 아무리 작은 공덕이라도 찬탄해 마지않으셨던 큰스님의 가르침은 특별하지도 않고 어려운 문자를 쓰시는 것도 아니며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실천행을 가르치셨다.

일상 속에서 대하는 모든 이들에게 항상 수순하고 예경하고 찬탄공경하며, 즐겨 배우고, 공양하는 것을 강조하시는 법문을 들을 때마다 ‘큰스님께서는 늘 같은 말씀을 너무 되풀이하시는 것 아닌가? 다른 스님들처럼 참선 이야기나 경전 말씀을 현대인의 삶에 맞게 다양하게 해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불교 심리에 대한 관심을 가졌던 것이 불교를 접한 계기였기 때문인지 그런 말씀이 실감나게 와 닿지를 않았다. 단지 참선 수행에 관심이 많았기에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순서 없이 선어록들을 읽었다.

그러다가 몇 해를 별러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에 입학하면서 체계적인 참선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했지만 대학은 학문적 이론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곳이지 참선 자체를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오히려 잘 몰랐던 교리나 경전을 공부하게 되면서 알음알이와 분별심이 커지고 수순하는 마음도 약해지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가 있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