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 몇 손가락에 안 드는 부자 중의 하나인 내 고객 한 분이 내게 말했다. 기독교는 맑고 깨끗한 재산 즉 청부(맑은 부유함)를 추구하는 데 반해 불교는 청빈(맑은 가난함)을 추구하는 종교라고 했다. 솔직히 어느 허망한 중생이 어디서 허망한 소리를 듣고 이런 허망한 소리를 하는구나 싶었다.

그래서 그냥 피식 웃고 말았지만 이러한 무지함은 우리들을 간혹 당황하게도 만든다. 그리고 솔직히 부처님이 얄미울 때도 있다. 당신은 가질 것 다 가져보고, 안 해 본 것 하나 없이 팔방미인이었고, 거기다가 부인은 엄청 미인이었으며, 아들도 무척이나 총명했다. 모르긴 몰라도 역사상 기록이 안 남아서 그렇지 전 세계 모든 왕실의 예를 봐도 부인도 몇 명은 더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나서 어떠한 문제의식 (아마 그것이 화두의 시작이었을 것이다)을 가지고 고뇌하시다가 모든 것 다 버리시고 출가 수행, 해탈하시어 우주의 대자유인이 되셨고, 한평생 중생제도를 하셨다. 그것까지는 좋은데 요즘은 우리 집 10살박이 아들까지 속상하게 하신다. 요사이 불교 만화책을 열심히 보는 아들녀석이 “아빠 왜 부처님은 사람들을 보고 다 ‘어리석은 중생아!’ 해요?”라는 질문을 던지기에 나도 하마터면 돈오를 얻을 뻔한 적이 있다.

좋다! 다 좋은데 부처님의 쟁쟁한 제자들인 역대 조사들마저도 사과 맛을 아무리 말로 설명하고 글로 설명해도 그 맛을 모르니, 사과 맛을 알려면 사과를 먹으면 되지 쓸데없이 경전공부는 왜 하느냐는 식의 선사들의 주장까지 만나면 정말 기염을 토할 사람이 한 두 명이 아니다.

아침저녁 예불할 때마다 우리가 그렇게 목매어 부르는 부처님과 역대 조사 선지식들이 다 가져보고 먹어보았으니 우리 어리석은 중생들은 버리기에 앞서 일단 가져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부자가 되기로 했다. 그리고 내가 아는 모든 사람도 다 부자로 만들어 주기로 원력을 세웠다. 물론 돈에도 눈이 있고 복에도 눈이 있고 지어놓은 업장이 달라서 모든 사람이 다 부자가 될 수는 없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정말 어리석은 우리 중생은 눈이 어두워 자기 복의 90% 이상도 다 흘려보낸다고 생각하기에 자기가 지어놓은 복 자기가 차지하게끔 하는 데는 일조 이조를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