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으로 십만억 불국토를 가면 한 세계가 있으니 극락이라 하더라. 금, 은, 유리, 파려, 칠보로 장엄하게 꾸며져 있고, 천상의 음악인 듯한 바람소리, 이름 모를 새들의 소리가, 한결같이 설법의 노래로 들리는 듯한 의미는, 꼭 오늘 새벽 관악산 입구에 도착해서 호젓한 산행을 즐기며 느끼는 기분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면서, 염주를 돌리고 삼라만상 살아 있는 모든 이들과 온 세상 모든 이들을 위한 발원에서 이 공덕을 회향합니다. 차츰차츰 좁혀보면 내 이웃과, 내 가족과 내 아이와 우리 부부를 위한 간절한 기도로 연주암에 거의 도착할 무렵이면 즐거운 새들의 노래소리가 마치 아미타경에 나오는 가릉빈가, 공명조 등의 설법의 노래로 들리는 듯한 착각에 빠지고 별안간 푸드득 산까치, 산비둘기가 날아들면 정녕 산사에는 도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즐거움과 마음의 무거운 짐을 벗어던진 듯한 기쁨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