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의 새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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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의 새 날
  • 관리자
  • 승인 2007.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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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날마다 새 날

따뜻하고 편안한 잠 자고 일어나 삼나무 사이로 밀고 올라오는 새벽의 붉은 기운을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아! 지난 밤의 어두움은 동트는 새벽을 맞기 위해 준비된 것이었구나.’ 우리네 삶의 생존권을 쥐고 있는 거대한 기체덩어리 태양의 빛이 사라지고 어두움이 주어진 것은 나에게 새 날을 주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었습니다.

빛은 새날의 시작이고 삶의 연장입니다. 새벽 태양의 붉은 기운은 호흡하는 자의 뛰는 맥박이고 가슴을 열어 삶을 설렘으로 맞게 하는 자연의 인도입니다. 참 사람답게 살고 싶어하는 친구는 노래하듯 말합니다.

“미쳐 버리겠어, 보세요, 찬란합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봄부터 겨울까지 이 땅의 모든 것들. 사람이 나고 자라고 떠나고 다시 나고 자라고,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어요. 나 같은 놈이 이런 찬란한 세상에 살고 있다니! 정말 미쳐버리겠어.” 그는 사는 것이 힘들기도 하고, 사람 때문에 슬프기도 하고, 늘 외로워서 고통스럽습니다. 그렇더라도 ‘세상은 찬란하다’ 외고 다닙니다.

그의 세상이 찬란한 것은 빛과 함께 맞이하는 새날이 있어서입니다. 저 눈 속에 피어 있는 수선화를 보세요. 수선화를 바라보는 저 환한 표정들을 보세요.

그들의 가슴에 이미 추위는 사라지고 설렘과 희망을 전해 들었을 것입니다.

온 뜰을 갖은 자태로 가꾸던 것들이 이 추위의 어려움을 견디지 못해 사라졌습니다.

이 뜰에도 찬바람과 적막이 찾아드는데 오히려 빛을 향하여 어두움과 추위를 밀어내며 쏘옥쏙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보이지 않는 시간 동안 제 몫을 하기 위해 철을 기다리며 제 힘을 기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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