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정읍 석탄사 청소(晴韶)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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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정읍 석탄사 청소(晴韶)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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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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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식 탐방

“선수행으로 마음자리를 깨달아 나와 남이 둘이 아님을 체득해야 진정한 자비행이 나옵니다”

전라북도 정읍시 칠부면 반곡리 389번지 석탄사, 들길 논길 지나 전형적인 농촌 마을을 몇 번이나 가로지르고 산길로 들어선 지도 한참, 가도가도 석탄사는 보이지 않았다. 모처럼 굽이굽이 돌아드는 첩첩산골의 청량한 복을 누릴 수 있음에도 짐짓 볼멘 소리가 기어나온다. “큰스님, 어찌하여 이 깊은 산골에 계시나이까?”

하지만 그 마음은 불자들과 함께 격의없이 말씀을 나누고 계신 청소 큰스님의 아름다운 미소 속에서 깊은 환희심으로 바뀌었다.

스님, 이 얘기 저 얘기 듣고 싶어서 찾아뵈었습니다.

“아 이 먼데까지 와서 부처님 법에 대해 물어야지 얘기 들으러 왔어요. 얘기야 얘기꾼이 더 잘 하지. 나는 얘기 잘 못해요.”

스님, 불법(佛法)은 무엇입니까?

“불법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교법을 말하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보신 진리의 실상을 말로 듣고 알 수 있겠어요? 불법은 자기가 수행해서 스스로 보는 도리예요.

또 견성(見性)이라 성품을 본다고 하지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도 우주의 실상을 환히 보셨어요. 아미타 부처님도 팔만대천세계를 걸림없이 밝게 보고 두루 비춰 주십니다. 관세음보살님, 지장보살님도 중생들의 고통을 다 보시고 구제해 주십니다.

거듭 말하지만, 사량분별하던 중생이 스스로 수행해서 일체를 보고 해결하는 것이 불법입니다. 그러니 따지고 보면 불법 가운데 중생이 있고 중생 가운데 불법이 있어요. 부처님께서 일체 중생 모두가 불법을 볼 수 있는, 다시 말하면 부처가 될 수 있는 불성이 있다고 하신 것을 굳게 믿고 수행해야 합니다.

수행의 힘이 안 생기면 보는 힘이 없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공부하는 사람은 힘들지요. 처음부터 볼 수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수행도 생각으로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하다 하다 보면 보여요. 비유컨대 불법은 저 하늘의 해란 말입니다. 말머리(話頭)는 손이에요. 유명한 화두 중의 하나인 조주무자(趙州無字) 화두 알지요? 어떤 학인이 조주 스님에게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하고 여쭙자 조주 스님이 ‘무(無)’ 했단 말이에요. 부처님께서는 일체 중생, 저 고물고물한 벌레에게도 불성이 있다 했는데 왜 개에게 불성이 없다 했는고? 했을 때 말머리(화두)가 손이고, 불법은 해입니다.

염불할 때 ‘나무아미타불‘ 하는 마음도 역시 손과 같아요. ‘아미타불‘ ‘아미타불‘ 일념으로 염송하다 보면 언젠가는 진(眞)과 가(假)가 둘이 아님을 알 수 있어요. 손이 해를 가리킬 때 이게 손이지 해는 아니거든요. 그러나 손을 뚫어지게 보면 해와 손이 둘이 아닌 도리가 나옵니다. 참선을 하든 염불을 하든 무슨 공부를 하든지 아주 일념이 되면 관(觀)이 나오고 보게 됩니다. 그처럼 불법은 보는 도리예요. 일념이 못 되었기 때문에 보지 못하지 일념으로 간절히만 하면 진리를 볼 수 있습니다.”

스님 말씀을 들으니, ‘환히 보여 주었으니 눈 있는 자 와서 보라’는 부처님의 말씀이 이해가 되는 듯합니다. 그런데 본다는 것에 집착되어 우리가 사물을 보듯 어떤 경지가 보이는 건지 궁금합니다.

“경지가 보인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보인다는 것이야말로 스스로 알아야지 말해줄 수 없는 것이고, 말로 물어서 알려고 해도 안 되는 도리입니다.”

그러다 보니 불법을 어렵게 느끼고 대부분 알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불법을 보는 길을 일러주십시오.

“내가 일념이 되면, 생각 생각이 짙으면 보는 도리가 생깁니다. 얘기를 들어서 알려고 하면 되지 않지만 일념으로 하다 보면 보이는 것입니다.

참선하는 사람은 말머리(화두)를 잡고 자꾸 의심을 하다 하다 보면 보이는 도리가 생기고 또 염불하는 사람은 생각 생각 아미타불을 끊이지 않고 염하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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