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지 않으니 번뇌가 없어요, 얻으려고 하니까 괴로움이 생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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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지 않으니 번뇌가 없어요, 얻으려고 하니까 괴로움이 생겨요
  • 관리자
  • 승인 2006.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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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스님 - 부안 내소사 선원장 철산스님
▲ 내소사 철산 스님이 일주문 앞에 서계시다

구하지 않으니 번뇌가 없어요.

얻으려고 하니까

괴로움이 생겨요

비온 뒤 신록이 더욱 싱그럽다. 30대 초반의 나이라고나 할까. 맑고 투명하다못해 가슴시리기까지한 이즈음 싱싱생생 만물이 생동하는 소리를 들으며 부안 내소사를 찾았다.

내소사는 일주문에 들어서면 천왕문까지 이어지는 긴 전나무숲, 국내 제일이라고 하는 후불벽화로 그려진 백의관세음보살상, 연꽃과 수련으로 장식된 대웅전의 꽃문살 등 가람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절이다. 그러나 전국 어느 절보다 수행가풍이 살아있고, 사형 사제지간의 우애가 돈독하기로 유명한 절이기도 하다.

내소사는 선교(禪敎)에 두루 조예가 깊은 걸출한 선지식이요, 호남의 대도인으로 추앙받아온 해안 스님(海眼,1901년~1974년)이 주석하시며 선풍을 드날리셨던 곳이다. 이후 스님의 맏상좌 혜산(慧山) 스님이 30년간 가람을 일신하며 청정 수행가풍을 이어왔고, 더욱이 선원장이신 철산(鐵山) 스님과 15년 이상 구참스님들 여섯 분이 함께 입실해 계시니 선방에서 배어나온 청풍이 초여름의 신록을 더욱 싱그럽게 한다.

석달간의 여름안거가 시작되면 선방의 문은 굳게 닫히기 마련이지만 오늘은 지난 해 6월 입적하신 혜산 스님의 추모법회가 있는 날인지라 선원장 스님을 잠시나마 뵐 수 있었다.

스님! 스님을 알고 계신 여러분들의 한결같은 말씀이 참 겸손하고 편안한 스님이라고들 말씀하십니다.

아, 어디서 헛소문을 듣고 오셨군요. 글쎄요. 무엇이든 그대로 받아들이고 하심(下心)한다는 생각은 늘 하고 삽니다. 굳이 누구에게 이기려고 하는 마음을 내지 않아요. 마음을 그렇게 정하고 살다보니 그렇게들 비쳐지는가 봅니다.

오늘 혜산 스님의 열반 1주기 추모법회도 있었습니다만 내소사의 가풍은 출세간을 막론하고 부러움을 살 뿐만 아니라 칭송이 자자합니다.

은사이신 해안 스님께서 1932년 이곳 내소사에 오시면서 서래선림을 개원하시어 호남선풍을 진작시키셨다고 한다면, 사형이신 혜산 스님은 그 수행가풍을 이어가며 오늘의 대가람을 일구셨어요. 은사스님과 부모형제 못지 않게 따뜻하고 인자하신 분이 저희 사형님이셨지요. 생각할수록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오시는 분이셨어요. 스승을 능가해야 법을 전할 자격이 되는데 사형님이 안 계시니 그 책임이 더욱 무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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