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보내 드리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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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보내 드리며(3)]
  • 관리자
  • 승인 2003.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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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이후 어머니는 그 후에도 몇 번의 고비는 있었지만 약속대로(?) 모두 이기시고 일반 병

실로 오셨습니다. 그러나 중환자실에 장기간을 계셨기에 그런지, 손 정도만 움직이실 뿐 몸

을 돌아눕지도 못하시고 말씀도 거의 하실 수 없었습니다. 간혹 몇 마디 말씀이 나오기는 했

지만 저희들이 도저히 알아듣기 힘든 신음(?)수준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놀랍게도 잠시도 염불을 멈추지는 않으셨으니, 힘이 날 때면 입을 조금이라도 움직

이시며 따라하시고, 힘이 없을 때면 눈을 감고 염불 일성마다 손으로 염주는 꼭 돌리시는 것

이었습니다. 그렇게 어머니는 1 년9 개월을 병상에 누우신 채 보내시게 됩니다.

부처님 가르침에 의하면 사람은 생명의 끈을 놓음으로써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내가 자의

든 타의든 생명의 끈을 놓아야 세상을 떠나지, 생명의 끈을 놓지 않을 때는 안 떠나는 것입니

다. 문제는 공부 잘한 도인이야 언제 어느 때든 스스로 끈을 놓지만, 범부는 대부분 끈을 놓

기 싫어도 타의에 의해 놓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마치 절벽에 매달린 사람이 살고는 싶

지만 힘이 빠져 손을 놓지 않을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의 삶에 대한 의지는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보통 나이 드신 분들은 감기만 와

도 폐렴으로 진행되며, 나이든 분들의 폐렴은 아무리 약한 것이라도 거의 돌아가시는 것이 기

정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어머니께서는 가슴 사진이 온통 하얗게 되도록 심한 폐렴을 일곱 번

이나 맞이하시고도 모두 이겨내셨습니다.

그것은 삶에의 의지가 강하셨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삶에 대한 집착은 당신 때문

이 아니라 자식을 위한 것임을 저는 잘 압니다. 어머니는 저희들의 부탁을 받아 들이셔서 자

식들을 위해 좀더 세상에 머무르셨던 것입니다. 당신을 위해 세상에 좀더 머무르시고자 하셨

던 게 아니라, 어린 자식에 대한 지극한 사랑에서 그러하셨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투병하시는 당신께서는 얼마나 힘드셨겠습니까? 물론 병상에서의 투병은 업장 해소

를 위함이라고 부처님은 설하시지만은, 그래서 나중에 더욱 무겁게 받을 과보를 지금 앞당겨

가볍게 (투병으로) 해소하는 것이라 하시지만은, 평소 깔끔하시던 어머니로서는 대소변을 받

아 내고 세수도 못하시며 꼼짝없이 2 년 여를 누워 계신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으셨을 것입니

다. 그러기에 어머니의 투병은 더욱 더 제 가슴에 아픔으로 와 닿습니다.

그렇게 어머니께서 저희를 위해 힘든 투병을 하시는 동안, 저는 어머니를 뵈올 때면 크게

두 가지 말씀을 드렸습니다. 첫째는 어머니에 대한 감사, 두 번째는 부처님 말씀과 염불입니

다.

경에 보면 부처님께서는 당신의 아버님이신 정반왕이 열반에 드실 때 두 가지를 말씀하십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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