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산순례기] 12.지구상의 최고봉, ‘쪼모랑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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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산순례기] 12.지구상의 최고봉, ‘쪼모랑마’1
  • 김규현
  • 승인 2007.09.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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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산 순례기 12

아, 쪼모랑마‘쪼모랑마(Qomolangma, 珠穆朗瑪) 여신이여!

몽고제국의 영광이 서려 있는 사캬 사원을 뒤로 하고 다시 큰길로 나와 점심 먹을 곳을 찾아 이웃마을인 라체(Lhatse)로 향하였다. 이곳 라체는 라사-네팔간의 공로인 우호 도로와 티벳의 서부 지방, 골 아리 지방 및 신강 지방(실크로드 방면)으로의 길이 갈라지는 교통의 요지이지만, 특히 내게는 수미산으로 가는 출발점이기에 관심 있던 마을이었다.

그렇기에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서도 혹시나 수미산 방향의 정보라도 얻을까하여 여행객을 살피던 중 문제가 생긴 팀의 사정에 관여하게 되는 우연에 부딪치게 되었다. 일단의 젊잖아 보이는 일본인들이 라사에서 에베레스트 B.C( 베이스 캠프)를 경유하여 네팔 국경까지 가는 조건으로 도요타 짚차와 가이드를 빌려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데 가이드가 돌연 급한 병이 들어 어제 라사로 돌아가고 말아 티벳인 운전수와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고 있었다. 하여서 내 어학실력을 발휘하여(?) 대충의 교통정리를 해 주었더니 ‘물에 빠진 사람… 보따리…’식으로 나보고 에베레스트 B.C 경유하여 국경까지 동행해 달라고 양쪽에서 모두 빌다시피 간청하는 것이었다.

나 역시 이전에 나그네길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던 터라 그 딱한 사정을 외면하기 어렵던 차에 우리 일행인 티벳 대학의 교수들이 학교문제는 걱정말고 갔다오라고 등까지 떠미는 바람에 예기치도 않게 전혀 준비도 없이 히말라야 산으로 떠나게 되었다. 팔자에 없는 ‘무허가 가이드’가 되어 역마살을 톡톡히 치루는 셈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히말라야를 대할 기대감이 더 컸다는 편이 더 솔직한 심정이었으리라….

이튿날 라그파(Lagpa, La) 고개를 넘어 서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달리는 차안에 앉아 있으니 1993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그것도 혼자 몸으로 중국 대륙을 통과하여 이곳까지 왔을 때의 추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때의 느낌을, 모 일간지에 ‘양자강 1만 6천리’라는 기행문을 25회에 걸쳐 연재하면서, 이렇게 쓴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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