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한파가 좀처럼 가라앉을 것만 같지 않다. 잔뜩 착잡해진 심정으로 사진첩을 넘기다가 이 사진으로 인해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고3 때 현충일의 의미보다는 단지 쉬는 날이라서 기뻤던 시절이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입시의 중압감에 억눌린 고3, 당시 나는 훈장이셨던 할아버지의 "여자는 많이 공부하면 못쓴다."는 엄한 말씀 때문에 대학입학을 생각조차 못했기에 비교적 편안한 고3을 보냈다. 하지만 내 단짝이었던 두 친구는 공부로 지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차에 현충일을 맞았고, 우리는 모처럼의 휴일을 보람되게 쓰기 위해 절로 향했다. 특별히 불심이 깊어서라기 보다는 당시에는 학생들이 놀러 간다고 해봐야 절박에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 법당에 들어서니 불안하던 마음이 평온해졌다. 무엇을 빌었는지 기억은 아스라하지만 간절하게 마음을 모아 빌었던 것 같다. 그 덕분인지 부처님의 가피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함께 업을 짓고 살아가는 주위 사람들, 나라가 경제적으로 위태롭다는 이야기를 들을라치면 속이 편안치가 않다. 올 현충일을 기하여 국민이 각자 행하여야 할 사명을 새롭게 하고 국민화합을 다져 힘차게 이 어려움을 극복하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