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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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재미
  • 관리자
  • 승인 2007.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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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사람이 사는 재미란 이런 것이다 하고 어떤 척도를 제시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의 사는 재미를 만들어 놓고 사는 경우가 많다. 사는 재미의 구체적인 척도는 가늠하기 어려우나 자기 자신의 분수에 맞게 사는 재미만큼 더욱 재미있는 일은 드물 것이다.

분수란 지키기도 어려운 일이지만 측량하기도 더욱 어려운 일이다. 자기의 분수가 얼마 만큼인가 자로 재어 본다든지 저울로 달아본다든지 하면 분명히 현재의 자기 위상보다 높아지기를 갈망하고 그렇게 소문이나 말을 하여 버리게 되는 것이 사람의 상정이다.

개똥도 없으면서 있는 체하며 살아 온 우리들의 속성이 요즈음 그대로 노출되면서 마음 아파하고 후회하여 보았자 소용없는 허풍의 형태로 노출되고 말았다. 사람이 사는 재미 가운데 가장 멋진 것은 없을 때 모으는 재미라는 것이 우리네 어른들의 시대에는 하나의 철학이었다.

한 푼 두 푼 모아 태산 된다는 표어를 외면서 살아 온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날 갑자기 자고 일어나니 부자가 된 우리의 최근 몇 년은 허풍쟁이의 몰골이요, 허우대만 멀쩡한 기생오라버니의 꼴이 아니고 무엇인가. 우리 국민의 사회적인 수치심은 허풍에 있다. 우선 자기 자신부터 돌아보자. 모든 사고나 행하는 일들이 나 자신의 편의보다 남을 의식한 상태의 허풍이 더욱 많게 살아가고 있다.

옷을 입고 외출을 준비하더라도 나의 편함보다 남들이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태도, 집을 하나 꾸미더라도 나의 안락함보다 남이 와서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하는 위선, 결혼을 시키더라도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간에 체면 때문에 빚을 내서라도 풍덩풍덩 치장을 해서 보내야 하는 현실의 모순, 이런 것들이 알게 모르게 우리의 감정과 민족의 장래에 먹칠을 하고 있음을 모르면서 이 또한 허풍으로 살아가고 있다. 한심한 허풍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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