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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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다실
  • 관리자
  • 승인 2007.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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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 둘 뚝뚝 떨어져 포도를 딩구는 가로수 잎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의 차가운 표정, 가을도 이제 깊숙이 접어든다.  불붙는 것 같은 단풍 혹은 붉게 혹은 누렇게 왕성한 가을의 정열을 마지막 불사르는가.

  하지만 이 가을의 타오르는 단풍이 아무래도 깊이 잇는 새 삶을 향한 준비인 듯 화려한 새 출발의 장식인 듯이도 보인다.

  밖으로만 뿜어 댔던 성장의 열기를 다소곳이 안으로 거둬들이고 뿌리 속에 간직하며 새 연륜을 새기면서 새 성장의 설계에 잠겨 드는 것, 역시 왕성한 성장에는 땅 속 깊숙이 간직한 힘의 축적과 든든한 뿌리가 선재하는 것, 생각을 거두어 깊은 상념에 젖게 하는 것도 역시 가을의 탓이리라.

  아름다운 단풍의 속 사성을 이 가슴에도 고이게 하고 새기고 싶다. 새 삶을 향한 생성의 힘과 꿈과 기쁨을 조용히 만상을 거두는 이 가을을 시작으로 하여 침묵 덮인 눈 속에서 익히고 영글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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