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처(處處)의 주(主)와 종(從)
상태바
처처(處處)의 주(主)와 종(從)
  • 관리자
  • 승인 2007.09.1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번뇌에서 건지는 깨달음 14

연극 , 영화, 드라마, 소설 등에는 반드시 주인공이 있다. 주인공은 선할 수도 있고 악할 수도 있다. 유능할 수도 있고 무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극중에서의 주인공은 아무리 악하거나 무능하더라도 반드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 독자나 시청자는 주인공의 처지를 이해하고 주인공에 대해서 동정심을 갖도록 유도된다. 근래에 와서는 주인공을 분명하게 드러내지 않는 극도 많지만, 그러한 경우에도 몇몇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마련이다.

극중에만 주인공이 있는 것이 아니다. 현실에도 있다. 개국 이래 최초로 여야 정권교체를 가능하게 한 지난 대통령 선거는 `3김'이라는 정치적 주인공들의 영향력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었다. 한 김은 대통력직으로부터의 퇴임을 앞두고 있고, 다른 두 김은 새 정권을 인수하게 되어 있다.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 정치적 후계자는 남이 길러서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솟아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측과, 3김의 영향력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야 국민으로부터 주목을 받는 새 중심 인물이 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측이 있었다. 전자는 나라의 서쪽에서 더 많은 표를 얻은 두 김 편이고 후자는 동쪽에서 우세한 다른 두 후보 편이었다.

그런데 선거가 끝난 지금에 와서 양쪽은 자기의 주장을 극복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두 김은 동서의 갈림을 지우는 일을 하게 되었다. 다른 당의 얼굴은 자신이 없어도 자기 당의 결속력이나 득표력이 있도록 힘쓰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가령 국민신당의 경우 `이인제'라는 특별한 중심 인물이 없어도 다음의 선거에서 이길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사회의 각계 각층에 있는 인맥이라는 것도 어떤 사람을 중심점으로 주변에 영향력을 가지려는 시도에서 생긴다. 부부와 자녀들만 사는 가정에도 은근히 중심점을 향한 친소(親疎)가 있다. 딸이 아버지와 가깝다면 아들은 어머니와 가까워진다.

두 아들이나 딸 가운데는 하나가 아버지와 약간 더 친하다면 다른 하나는 어머니와 더 친해지게 된다. 형제자매간에도 부모의 관심을 더 받기 위한 경쟁이 있다. 부모가 맏이나 아들을 편애하면 다른 형제들은 소외감과 시기심을 가진다.

여신도들은 남편들이 자신에게만 초점을 맞추어 주기를 바라는 나머지, 사람이 아닌 부처님과도 경쟁심을 가지는 일이 있다고 상담해 온다. 다른 종교인들고 달리 불교인들이 사찰을 찾는 회수는 많지 않다. 일요일이나 휴일에는 여신도들은 집에서 남편과 자녀들의 뒷바라지에 열중한다. 타종교인들은 일요일을 포함해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교회를 찾지만, 불교인들은 1개월 단위로 음력 법회일에만 산중 절에 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부인의 돈독한 신심을 싫어하는 남편들이 있다고 한다. 이유는 자신에게만 쏟아져야 할 부인의 모든 사랑, 관심, 정성, 기대 등이 부처님에게 빼앗긴다는 생각을 갖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스타가 되고 싶어한다. 텔레비전을 보면서 가수, 연주가, 배우, 사회자 등 대중 앞에 나서는 사람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한 번 쯤 생각해 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희망 직종을 물어보면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연예인이라고 대답하는 수가 가장 많다고 한다. 물론 성장하면서 생각이 바뀌고 연예인이 되기도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는 사람이 되려고 하는 마음은 일생 내내 없어지지 않는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