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은 온통 경제위기로 대혼란이라 한다. 한두 기업이 쓰러지는 사태가 아니라 나라경제가 ‘부도가 났다’는 극단적인 표현까지도 들린다. 나 자신이 너무나 이 방면에 무지하기 때문에 이처럼 ‘들리는 얘기’로 표현하는 수 밖에 없는데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나, 특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직접 생활인이기에 이 위기의 테두리 밖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 경제혼란이 터지기 전에 우리는 차기대통령 선거 때문에 몇 달 전부터 이미 정치계가 가열되고 있었던 차라 사회 전체가 온통 어수선한 판이었다. 대통령 후보마다 그들의 경제정책에 대한 구상을 발표하는데 모두가 경제 파탄의 원인이 정경(政經)유착에 있으니 자기를 밀어주면 ‘깨끗한 정치’를 하겠노라는 다짐을 할 뿐, 아직 정권 담당자가 아니니 속수무책인 현상황이다. 드디어 IMF에서 550억불이란 엄청난 외채를 빚내어 이 위기를 모면한다고 한다.

결국 그 동안에 경제성장을 많이 했다해도 쓰임새가 더 많아 빚더미에 올라 앉게 된 셈이다. 기업은 기업대로 자기 자산 한도를 넘는 방만한 부실경영을 했고, 개인은 개인대로 착실한 살림살이를 못하고 과다한 지출 때문에 허덕여왔던 것이다.

외화부족이라는 말을 들으니 그 동안 외화낭비가 얼마나 심했는지 한숨이 나온다. 아이들 사교육비에 부모들이 허덕인 것도 자식 잘 키우려고 그랬다지만 알고 보면 다 욕심에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지나쳐서 해외까지 어린아이들을 외국어 연수공부를 시킨다고, 또 해외관광여행으로 외화를 물쓰듯 했으니 . 그뿐인가. 국내산 술값보다 몇 배 비싼 외국산 양주가 판을 쳤고 몇 천 만 원짜리 밍크 코트가 날개 돋친 듯이 팔리고, 심지어 어린아이들까지 외국산 메이커의 옷 신발 기타 일용품이 아니면 쓰지 않으려 한다니 이 흥청망청은 거의 광기(狂氣)에 가까운 유행심리라고 생각되었다.

오늘날 이렇게 나라가 빚더미에 앉은 이유가 정치가들 분석으로는 정경유착이나 방만한 행정집행, 그리고 기업의 과다한 욕심이라고 그들의 시각에서 말하겠지만, 우리네 서민들 시각에서는 국민들의 이 과다한 낭비벽이 오늘의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보아진다. 결국 모든 것의 원인은 우리들 ‘마음’에 달려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되새긴다.

현재의 경제파탄의 위기를 모면하게 된 것이 IMF 외채의 덕이니 그 동안 우리 국민이 경제성장을 눈부시게 했기에 인정을 받은 것으로 생각하고, 이제 이왕 빚은 졌으니 단시일내에 빚을 갚도록 하는 것이 국민 모두의 목표이어야 하겠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우리가 이런 위기에 처하여서 생각할 문제가 있다고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