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의 본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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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의 본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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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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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법단

이 글은 광덕스님께서 불광법회에서 설법하신 내용을 녹음, 편집부에서 정리한 것입니다. - 편집자 주 -

사실 형상에 매여있는 생각이 쉬어버리면 우리가 보고 있는 감정,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것은 통하지가 않습니다. 일단 보는 것은 눈이 보는 것이 아니고 듣는 것은 귀가 듣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듣는 것인가. 만약 눈이 보고 귀가 듣는 것이라면 아마 송장도 보고 송장도 들을 것입니다.

『금강경강의』로 유명하신 소천 거사님이 당시 파주에 계실 때 일입니다. 지금은 돌아가시 고 안 계시지만 8·15해방 전 범부라는 스님이 그곳에 오셨더랍니다.

어느 거사에게 저 스님이 참 법력이 있고 장한 스님이라고 자랑했더니 그 거사가 자기 집사 람이 실실 앓고 있는데 불공을 좀 드려야겠다면서 떡을 해 가지고 와서 불공을 드리곤 했답 니다. 그래 스님은 부처님께 올린 떡은 잘 먹었다고 했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시작되 었습니다. 며칠 있다 보니까 별안간 낯선 젊은 여인이 막 뛰어오더니 그 암자에 와 가지고 "내가 지장 보살님이다."하고 소리를 치고 돌아다니는데 그 뒤에 그 거사님은 따라오고 해서 그 스님도 소천 거사님도 거기 앉아서 참 답답하더랍니다. 그 여인을 돌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가만히 앉아서 마음 속으로 한 마디를 읊었답니다. 한 마디를 읊으니까 "피" 하더랍 니다. 그 표정이 "나도 그쯤은 안다."며 비웃는 것입니다. 그 다음 무슨 진언을 읊어도 "피" 그러더랍니다.

"보자 하니까 당신이 지장보살이라 하는데…."

"아 그렇구 말구."

"지장보살이면 뭘 다 알겠구나."

"아무렴 다 알구 말구."

"그럼 나하고 법담을 하자. 도를 가지고 문답을 하자."

"그럼 해봅시다."

"네가 지장보살이라 하니 지장보살이라 하는 것은 어디서 나오느냐."

"목구멍에서."

그 말이 떨어지자 마자 벽력같이 "송장도 목구멍이 있는데" 하니까 막힌 것이 확 떨어져버 린 것입니다.

막혀서 펄펄 뛰던 여인이 별안간에 확 고꾸라지더니 한참 만에야 일어나 정신이 드는지 부 끄러워서 정신없이 삼배를 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 증세가 나았다고 합니다.

무엇이 보고 말하는가

원래 이 귀니, 눈이니, 목구멍이니 하는 이것들은 도구입니다. 경에도 그런 얘기가 많이 나 옵니다만 나팔에서 소리가 난다고 해서 나팔을 발길로 차면서 "소리 나라, 소리 나라" 한다 고 해서 소리가 나옵니까. 역시 귀니 눈이니 목구멍이니 하는 이 기관을 부리는 데가 있습 니다. 여기에 눈뜨면 산이 산이 아니요, 물이 물이 아닌 것입니다. 마침내 보는 것도 눈이 아니요, 듣는 것도 귀가 아닙니다. 오고가는 것도 뭔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마 우리 불광형제들은 제가 영가를 위해서 하는 법문을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영가한테 주로 하는 법문은 이렇게 형상에 매이지 않는, 일찍이 죽지도 아니하고 죽을 수도 없는 이 물건에 집착을 떼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죽음과 고통과 원망과 그런 결박되 어있는 상태의 감정을 벗어나서 참으로 살아있는 자기 본래생명의 실상을 보게 하는 것입니 다.

이렇게 보면 산이 산이 아니고 물이 물이 아닌 도리를 알고, 듣는 것이 귀가 아니고, 말하는 것이 입이 나이고, 또한 소리가 나는 것이 목구멍이 아니고, 보는 것이 눈이 아닙니다. 이렇 게 상(相)과 상을 여의고 보면 거기서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하는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성철 종정스님이 말씀하신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하는 말은 사실 이 자리에서 비로 소 나온 말입니다. 이것은 모두 상을 여읜 자리에서 말한 것이며, 일체 막힘이 없는 데서 말 한 것입니다.

『원각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무변허공, 끝없는 이 허공이 다 무엇인가. 우리들의 이 몸뚱이는 이 땅 위에 있고, 이 땅은 허공 가운데 지구이며, 이 지구는 태양계 가운데 있고, 태양계 내지 모든 우주의 건립은 허 공 가운데 들어 있다. 그럼 제일 큰 것이 무엇인가 하면 허공이다. 그러면 이 허공은 어디서 나왔느냐. 허공이야말로 각(覺), 깨달음이라는 한 물건의 표현이다."

말로 표현하기 참 어려운 것입니다. 이렇게 말을 하면 정말 죄를 짓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까 말을 하는 것입니다. 허공은 어디서 나왔느냐는 것입니 다. 허공이야말로 깨달음의 한 물건, 이 깨달음, 한 물건, 이것이 필경 무변허공, 거기서 나 오는 것입니다. 이 허공이 그렇거늘 허공 안에 있는 우주며 삼라만상이며 두두물물, 천차만 별, 이것이 다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깨달은 그 물건 밖에 딴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할아버지가 박씨면 손자 만대 천대가 다 박씨입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입니다. 이 법문 을 뜻을 여기서 이해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래서 막힘이 없고, 일체에 융합한, 일체에 통하 는, 일체에 대립이 없는 것이 나오는 것입니다.

화두의 핵심

운문 스님께 어느 스님이 물었습니다.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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