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사항으로 생의 초기기억과 경험, 그리고 그 경험 속에서 가장 많이 영향을 미친 핵심인물과의 관계의 중요성을 언급했었다.

그런데 한번쯤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기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무심히 바라보라. 그의 초기 기억을 몰라도, 굳이 그의 성장 배경을 묻지 않아도 마음만 비울 수 있다면 많은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한 번쯤 자기 말을 멈추고 그가 말하는 것을 가만히 들어보라. 그리고 그의 말 가운데 얼 마만큼이 과거에 관한 내용이고 얼마만큼이 미래에 관한 것들인지를 살펴보라. 다시 말해서 현재 시점에 해당된 내용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라.

특히 과거에 관한 이야기의 내용을 유심히 살펴보라. 먼 과거의 것이거나 원망이나 아픔 이 많이 삽입된 것들에 대해서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즉 과거에 누군가를 원망하고 미 워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지금 이 순간에도 그때의 그 사실을 떠 올리면 분노가 일어나는 현재의 감정인지를 살펴보라.

만일 지난 과거에 있었던 사실에 대해서 지금도 화를 내고 있다면 그는 완전한 현재를 살 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쉽게 말해서 그는 과거의 경험이나 인간관계를 청산하지 못한 만큼 현재의 인간관계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은 사소한 일에 화를 내고 오해를 잘 한다.

또한 과거의 이야기 중에서 자기 잘못은 없고 모두 부모나 친구의 탓으로 돌리는 원망의 내용이 대부분이라면 그러한 사람들은 현재를 직시하고 자기 삶이나 인생에 책임을 지고 살 아가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번에는 과거의 상처나 원망이 아니라 과거 화려했던 시절에 대해서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하는 경우다. 과거에는 부모나 본인 자신이 굉장한 부자였다든지 아니면 높은 지위에 있었 다든지 하는 식의 이야기에 스스로 도취되는 사람들 또한 자세히 살펴보면 십중팔구는 현재 그렇지 못한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