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사장의 하루 점심값 3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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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사장의 하루 점심값 30만 원
  • 관리자
  • 승인 2007.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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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밝히는 등불들, 365일 노인들게 점심대접하는 김종은 씨

김종은 (49세. 영패선 대표) 씨의 요즘 하루 점심값은 20,30만 원이다. 못잡아도 한 달 점심값 만 평균 25만원X30일=750만 원이 드는 셈이니 그는 대단한 부자인 모양이다. 그런데 어찌 된 셈인지 사장 직함의 그는 그 흔한 차 한 대도 갖고 있지 못하고 아직도 낡은 구두에 짙 은 감색의 잠바 차림으로 매일 방 두 칸짜리 전셋집에서 사무실까지 걸러서 출퇴근을 하고 있다.

도데체 그 많은 돈을 어디에 쓰고 그는 정작 그 모양일까. 먹고사는 일상의 평범한 삶을 사 는 우리들에게 그는 그저 괴짜에다 이상한 사람으로 통할 뿐이다.

연말이 가까운 요즘 그를 만나 차 한잔이나 하며 호기좋게 그의 그런저런 이야기를 듣는다 는 건 쉽지 않다. 아니 연말이 아니어도 그와 그런 한가한 시간을 갖기란 쉽지 않을 성싶다.

열댓 명의 직원을 둔 의류납품업체인 영패선의 사장으로서 하루 그만한 점심값을 벌기가 쉽 지 않은 만큼 그는 무척 바쁘다. 두 번째 약속 시간을 잡고서도 그의 사무실에서 그를 기 다리는 아침, 말 한번 붙여볼 사이 없이 그에게는 연신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그렇게 바쁜 와중에도 12시가 가까운 시각이면 그는 무언가에 쫓기듯 하던 일을 멈추고 자 리를 일어나 서두르기 시작한다. 그리곤 곧바로 봉고차에 올라타 독립문 공원으로 향한다.

그러면 또 그곳에는 어김없이 이삼백여 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겨울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느새 한 줄로 익숙하게 늘어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 준비한 점심은 호박죽이다. 다행이 낯익은 얼굴들이 호박죽 배식을 도와 준다.

"천천히 드시유. 얼매든지 더 있으니께 먹고 더 드시유우!"

일일이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손을 맞잡고 얼굴을 부벼가며 안부를 묻는 김종은 씨의 모습이 전혀 낯설지 않다. 그렇게 든 오늘 점심값이 30여 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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