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살과 염불선(念佛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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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살과 염불선(念佛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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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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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덕 칼럼

하안거 (夏安居)도 반살림이 지났다.

늙은이 병 앓고 나면 회복이 더디고 대중 생활을 따라 갈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서 집에서 미적미적하다가 이번 철에는 남보다 보름이나 늦게 참가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집에 있 을 때보다 밥맛도 있고 생기가 나니 나는 천생 절 생활 체질인가 싶다. 아침 3시에서부터 저녁 9시 반까지 빈틈없이 짜여진 일과표에 따라 움직이는데, 마음의 여유가 생겼는지, 또는 몸이 느른해져서 그런지, 기를 쓰고 꼭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할 수 있는 데로만 따라 하지 하니까 오히려 편안하다.

안거 때는 특별히 정진을 부지런히 하는 철인데, 나는 지금 생활 그 자체가 무리 없이 규칙 적으로 되면 그것을 h족하다는 마음이다.

이번 대중은 40명도 넘는다. 대부분이 노보살들이다. 태안사 선방에서 만났던 구면 보살들도 여러 명 있어서 반가이 만났다. 노보살들은 거개가 다 여러 선방을 거친 사람들이라 말이 없어도 생활법도가 일사불란이다. 대자암 선방생활에서 즐거운 시간이 있다. 그것은 오전 참 선 끝나고 나서 하는 요가 시간이다.

이 시간에는 사시예불에 참가하는 사람, 독성각, 칠성각, 산신각에서 기도하는 사람 등 자유 롭게 선택하는데, 요가 하는 사람들은 선방 청소를 마치고 그 자리에서 운동을 한다. 노보살 들이 처음에는 설음설음 하다가 몸이 한결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끼고 나면 적극적으로 열심 히 동참한다.

인천서 오신 성도화 보살은 83세된 최고령인데도 아주 열심이다. 녹음된 테이프의 구령에 맞춰서 1시간 15분 동안 하는데 얼마나 개운한지 다 마치고 나서는 모두 이구동성으로 "감 사합니다! 성불하십시오!"하는 말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다. 성도화 보살은 아침공양(6 시) 후 내 방에 들러서 차도 마시고 금강경과 아미타경의 독경을 하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점심공양 뒤에는 또 혼자서 천수경의 '신묘장구 대다라니'를 21번 외운다고 한다. 이 주력 (呪力)독송을 며칠 전에 백일기도로 마쳤다고 그 노령에 수박 일곱덩이를 공주 가서 사가지 고 와서 대중 공양을 했다. 그러면서 이제 할 일은 아미타 부처님께 매달릴 일 뿐이니 아미 타 염불을 시작하겠다고 한다. 지금도 그 분은 화두선 아닌 '아미타불' 염불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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