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에 습도마저 높아 견디기 힘들었던 여름, 다들 무사히 넘기셨나요? 에어컨 없이는 밥을 먹는 것도, 잠을 자는 것 도 버거웠던 한여름이지만 그래도 서서히 그 끝이 보이는 듯합니 다. 여전히 한낮의 태양은 무섭게 타오르지만, 절기상으로 처서(處暑)가 지나고 나니 전보다 아침저녁으로 열기가 덜한 것을 느낍니 다. 가능하면 ‘패스’ 해버리고만 싶은 계절, 그래도 매년 여름이 기 다려지는 건 아마도 ‘휴가’ 때문일 겁니다. 바야흐로 여름은 여행 의 계절! 지긋지긋한 더위를 피해 계곡으로, 바다로 바캉스 떠나 는 재미야말로 여름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 아닐까요. 올여름 휴 가는 어떠셨나요? 꽉 막힌 도로에서, 북적이는 피서지에서, 스트 레스받고 돌아온 일 없으셨길 바랍니다. 한편 복잡한 성수기를 피 해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상상하는 즐거움 만 가득한 그런 여행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여름을 맞아 월간 「불광」 편집부도 여행을 다녀왔습니 다. 경치 좋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 먹고 느긋하게 쉬다 온 것은 (아 쉽게도) 아니고요. 대신 조금 특별한 여행을 떠났습니다. 자기만의 목적과 방식(도시, 오지, 순례)으로 여행하며 살아가는 분들을 만나, 그 들이 경험한 낯설고 흥미진진한 세상 속으로 따라가 보았습니다. 그 이야기를 여러분께 전합니다. 월간 「불광」 편집부가 9월 특집 주제를 ‘여행’으로 잡은 것은, 단지 여름이 여행의 계절이라서, 알 려지지 않은 멋진 휴양지를 소개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잠시간 의 일탈이 아닌 삶을 풍요롭게 하는 무엇, 일상과 동떨어진 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닌 삶의 연장으로서의 여행의 의미를 살펴보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번 특집을 통해 월간 「불광」 독자들이 자기만 의 독립적인 여행길에 나설 수 있기를, 삶이 여행이고 여행이 곧 삶이 되는 유쾌한 변화를 맞이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