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연 이야기
여는 때와 마찬가지로 사시 기도를 마치면 병실을 방문한다. 자신에 찬 마음으로 입원한 모든 환자들이 나의 가족인 양 막 발심한 초년 행자처럼 즐겁게 방문할 때였다.
한참 병실을 순회하다 보면 이 환자가 그 환자 같고 이 병실이 방금 다녀온 그 병실 같았다. 눈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고, 금방 웃었다 금방 울었다 하기를 일주일이면 서너 번은 되었다. 꼭 나의 모습이 눈물 바가지를 뒤집어 쓴 철없는 애기 스님 같았다. 도반 스님들은 어쩌다 날 만나면 참으로 좋은 장소에서 포교정진한다고 칭찬해 주지만 나는 속으로 '오늘이 마지막이야 부처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나의 근기가 이것 밖에 못 됩니다.'를 처음 와서부터 시작해 2년이 넘어서야 그만두게 되었다.
이유는 전화벨 때문이다. 아마 기억에 8월쯤으로 생각된다. 그 때 치문경훈을 다시 독서할 때였다. '환심몽택이요….' 이 구절을 독해하고 있는데 짧은 전화벨 소리가 났다. 통화 후에 방문한 병실은 어린이 병실이었다. 노크할 것도 없이 문이 반쯤 열려 있어 들어 갔는데 대여섯 명의 환자 아이들이 동시에 동화 속의 동자승을 본 듯 나를 바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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