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암가(草庵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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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암가(草庵歌)
  • 관리자
  • 승인 2007.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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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그늘,성철 스님

스님 께선 팔공산(八公山) 성전암(聖殿庵)을 떠나 한동안 제방(諸方)을 유력하시다가 경북 문경에 있는 김룡사(金龍寺)에 주석(住錫)하시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주셨다.

그리고 김룡사로 떠나기 전에 한번 만났으면 하셔서 도선사에 가서 뵈었다. 그 때, 나는 스님에게 김룡사에서도 성전에서와 같이 철조망을 치고 찾아오는 사람을 막으시렵니까 물었다. 이때도 스님은 삼계가 다 철조망으로 둘러 싸여 있는데 굳이 그것을 물어서 무엇하겠는가 하시고 "니가 희천(希遷)의 초암가(草庵歌)의 소식을 알면 그런 것을 부질없이 묻지 않을끼라." 하셨다.

희천(700~ 790)은 육조 혜능(慧能)을 좋아하는 점에서 스님과 공통점이 있고 또 산 중의 작은 암자에서 지내기를 좋아하는 점에서도 같은 면이 있다. 희천이 처음 육조를 만났을 때, 육조는 그가 비범함을 꿰뚫어 보고서 기쁜 나머지 희천의 손을 잡고 자기의 제가가 되면 자기와 똑같은 경지를 이룰 것이라고 했다. 이 때, 희천은 웃음으로 화답하였고 나이는 겨우 13세였다고 한다. 이 어린 소년의 자질을 미리 알아본 육조의 안목(眼目)도 놀랍지만 육조가 입적(入寂)하기까지 2 . 3년 동안 육조를 시봉한 어린 희천의 스승을 따르는 마음은 두 사람 사이에 나이를 뛰어넘은 교감이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한 희천은 29세 때, 육조 문하(門下)에서 수행하여 깨달음을 얻은 청원 행사(靑原行思)에게서 구족계(具足戒)를 받고 정진하던 중 어느날 밤, 육조와 함께 거북을 타고 못의 깊은 물 속을 노닌 꿈을 꾼다. 이 꿈은 육조가 희천을 처음 만났을 때, 자기와 같은 경지를 이룰 것이라고 한 말이 현실이 된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이 꿈은 희천이 육조의 종풍(宗風)을 계승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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