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사람들과 그림으로 펼치는 화장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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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과 그림으로 펼치는 화장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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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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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그늘에 살며 생각하며, 전북 임실 오궁리미술촌 촌장 금송 스님

전북 임실군 신덕면 지장리. 금송 스님(속명 김한창, 법명은 淨完, 47세)은 올 2월에 폐교된 국민학교 교사를 이용해 이곳을 전북미술문화센터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바로 옆 마을의 지명을 빌어 '오궁리 미술관'이라고 이름붙인 이 미술촌에는 현재 스님을 비롯하여 미술가 아홉 명이 이곳을 작업실로 쓰고 있다.

아홉 개 학급의 교실과 다섯 개의 관사, 그리고 식당으로 쓰던 건물 등 7,200여 평의 국민학교 건물을 그대로 이용해 미술 작업실 겸 전시장 그리고 세미나 및 미술교육 장소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올 여름방학에는 인근의 국민학생을 비롯하여, 중학생, 고등학생, 그리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미술학교가 열리고 있다. 그리고 매주 일요일이면 이곳 운동장에는 가족과 함께 놀러온 인근 마을 사람들로 야단법석을 이룬다. 크레파스나 물감, 그리고 스케치북 등 미술도구만 있으면 누구나 일요미술학교에 참가해 금송 스님의 지도로 그림을 그릴 수 있어 인근 지역주민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고 있다.

"이곳 임실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열악한 곳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여건이 안 좋고 개발이 되지 않아 살기 어려운 곳이라는 것이지요. 그래서인지 한 사람 두 사람 마을을 떠나고 이렇게 폐교된 교사도 한 두 군데가 아니예요. 그런데다가 지방인데다 이렇게 열악한 지역이고 보니 이 지역 주민들은 문화적인 혜택이라고는 거의 받기가 어려워요. 평소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제가 할 일을 찾다가 이곳 폐교를 이용해 미술학교를 열게 된 것입니다."

지난 6월에 문을 연 오궁리 미술촌에 대한 관심과 호응은 기대 이상이다. 이제 두 달이 채 안되었는데도 전국에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예술단체의 세미나와 워크샆 장소로 이용하기 위한 경우도 있고, 혹은 폐교를 이용한 미술촌이 어떤 곳인지 보러 오는 사람도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 인근에 있는 신평읍내에 있는 식당들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부터 군 입대까지는 교회에 열심히 다녔고, 군 제대 후에는 어머니의 권유로 성당에 다니며 성직자가 되려고 했던 금송 스님이 출가를 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미술공부를 위해 파리 유학을 다녀온 1년쯤 되인 1983년. 쉬면서 그림도 그릴 겸 절을 찾았다. 그런데 그 절이 어찌나 깊은 산중에 있던지 한여름에도 이틀에 한 점쯤은 불을 지펴야 잠을 잘 수 있는 그런 암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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