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 빚은 불국토 -변산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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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이 빚은 불국토 -변산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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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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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밀 국토를 찾아서, 부안군

서서히 무르익는 여름을 느끼며 부안을 찾았다. 지난 88년 6월 변산반도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철에 상관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드는 이 곳이지만 아직은 한적한 느낌이 더 든다. 그것은 아마도 이곳이 관광지로서의 의미보다는 생활의 터전으로서의 의미가 아직은 더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북쪽으로는 김제-만경의 평야지대와 잇대어 있고 서남으론 서해와 줄포만의 바다에 닿아 전라북도에서 가장 외진 곳. 그러기에 옛부터 땅과 뻘과 바다와 더불어 땀을 흘리지 않고는 달리 생활을 영위할 수 없었을 것이다.

변산반도는 많은 볼거리를 간직하고 있기로 소문이 났다. 내소사와 개암사, 월명암 등의 고찰과 후박나무·호랑가시나무·꽝꽝나무 등 천연기념물 군락, 곰소항·격포항·줄포항 등의 포구, 그리고 직소폭포의 시원스런 물줄기를 비롯해 낙조대의 일몰 등 자연경관의 아름다움까지 그야말로 관광지로서의 요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이렇게 많은 볼거리들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남아 있는 까닭은 자연에 순응하는 이 곳 사람들의 생활태도에 기인하는 것이리라.

대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삶, 개인의 욕심에 끄달리지 않는 삶, 이곳 사람들이 해온 그런 공동의 노력과 땀방울이 곱게 빚어놓은 사리 한 알이 오늘의 변산반도가 아닐까?

변산으로 향하기 전, 부안읍에서 그냥 지나쳐버리면 후회할 만한 곳이 몇 군데 있다. 옛 부안읍성의 서문안, 남문안, 동문안 자리에 각각 남아있는 솟대와 석장승들이 그것이다. 각각 3-4 미터의 돌기둥 위에 돌로 깎은 오리를 얹고 있는 솟대와 상원주장군(上元周將軍)과 하원당장군(下元唐將軍)이라 쓰여진 한 쌍의 장승이 세워져 있다. 이 가운데 서문안 당산에는 조선 숙종조에 세워졌다는 명문이 있어 명문이 새겨진 당산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대 이전까지만 해도 동리마다 있었던 이 당산제가 여기 부안지방에 집중적으로 남아있다는 점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부안 사람들의 순박한 마음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부안읍 상소산(일명 성황산)에는 서림공원이라는 군민들의 휴식처가 있다. 입구에는 황진이에 버금가는 여류절창이라는 이 지방 출신 예기(藝妓)매창의 시비가 있고 산 정상에는 고려말의 선지식이었던 원감 국사 충지 스님이 창건했다고 하는 성황사(城隍寺)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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