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사(太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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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사(太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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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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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원효성사

양장군은 무릎을 탁 치며 매우 기뻐한다.

"정말 좋은 계책입니다. 그렇게 하옵지요."

탐라국 장수의 쾌한 응락은 받았지만 그게 그대로 지켜질는지 저으기 의심스러웠다. 그래서 원효는 말했다.

"기왕 귀국과 화친을 맺은 바에야 서로 사신을 보내어 친선을 도모하는 것이 좋지 않겟소이까?"

"예, 지당하신 말씀이오이다. 앞으로 영원토록 화친을 유지하면서 무역의 길을 트고 대국의 문화가 저희 나라에 미치게 하여 주신다면 이보다 더한 영광은 없을 줄로 아뢰옵니다."

"좋소이다. 자, 우리 화친의 의를 맺은 기념으로 우리 둘이서 번갈아 가며 방문하기로 합시다.

십 년 전에 당나라에 유학 가려다 중도에서 돌아오며 배를 타 본 적이 있었는데 귀국을 예방하게 되면 다시 배를 타 보겠구료."

"큰스님께서 정말로 저희 소국을 심방해 주시겠습니까?"

"아무렴요, 귀국을 방문하여 나한산(羅漢山)의 오백성중(五百聖衆)에게 배알하고 싶소이다."

"그러면 이렇게 하시지요. 지금 정세로 보아 큰스님께서 저희 소국에 오시는 것보다 저희가 먼저 사절을 보내는 것이 예의상 옳을 듯 하오니 저의 부하 중에서 몇 사람을 뽑아 서라벌에 다녀오도록 함이 순서인가 하옵니다."

운효는 웃음을 띄우며 말했다.

"기왕 그러실 바에야 장군께서 방문해 주신다면 영광이겠습니다."

탐라국 대장군 양일한은 흡족한 듯 크게 웃고는 즉석에서 응락을 했다. 양장군은 탐라병을 그대로 주둔시켜 놓고 부장 몇 사람만을 데리고 서라벌 방문길에 올랐다.

한편, 원효는 고성에 본시 배치했던 군사 오천을 남기고 서라벌과 금관성에서 원정한 일만군과 함께 개선하였다. 조정에서는 싸움 한 번 하지 않고 탐라병을 신라편으로 만든 원효의 지략에 탄복해 마지 않았으며 탐라국 대장군 양일한 일행을 국빈으로 예우하였다.

원효는 되도록 탐라국 사절들과 많은 시간을 가지려고 애썼다. 양장군 일행은 신라의 발전상을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며 자기네 나라는 도저히 신라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절감하기도 하였다.

양장군은 숙소에서 자기 부장들과 남게 된 어느 날.

"보라, 신라와 화친을 맺은 것이 얼마나 잘하였느냐? 만일 우리가 백제와의 의리만을 고집하여 신라와 겨뤘더라면 한 사람도 살아서 돌아가지 못하였을 것이다."

"대장군의 용단에 새삼 고개 숙일 따름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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