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의 대상은 모두가 선지식(禪知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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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의 대상은 모두가 선지식(禪知識)
  • 관리자
  • 승인 2007.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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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구름처럼

간병(看病)으로 얻은 인연복

불법에서는 '좋은 벗'을 '도반(道伴)' '선우(善友)' '도우(道友)' 혹은 '선지식(禪知識)이라 말한다.

'지식(知識)'이란 본래 '아는 사이' '지인(知人)'이라는 뜻이며 여기서 '선지식'이란 올바른 불법을 가르쳐 '행복의 길' '성불의 길'로 인도해 주는 큰스님을 지칭하는 뜻이 된다.

'선지식'을 거론하는 것은 나의 인연으로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불법에서의 고마운 '선지식'들이었기 때문이다.

나주시 금성산 다보사는 해방 이후 '고암(古岩)' 대종사와 '우화(雨華)' 대선사께서 주석하셨고, 비구·대처 정화(淨化)바람에도 호남제일의 선원으로 당대 선지식 큰스님들께서 두루 거쳐가신 비구 수행 도량이었다.

여기에 묘향산 묘향대에서 '우화'스님과 함께 수도하시다가 월남하신 설파(雪坡) 노스님은 선(禪)·교(敎)에 막힘이 없이 뛰어나신 선지식 스님이셨다. 단지 술·담배 등 음식을 가리지 않고 드셨기 때문에 대중들로부터 외면을 당했고, 병석에 있을 때에도 간병하는 사람이 없어서 어린 내가 자청하여 석달을 간병하였었다. 검회색 썩은 물이 계속 배설되어 냄새가 진동하여 간병실 근처에는 사람들이 얼씬도 못했고 빨래도 도량에서 못하고 산문(山門)밖 개울에서 한 후 그곳 바위에서 말렸다.

아파 계신 스님보다는 간병하는 내가 더욱 대중보기 죄송스러워 석 달 동안은 항상 눈치를 보며 살았다. 병세로 봐서 통증이 심했으련만 대중의 정진을 방해한다고 아프다는 큰 신음 한번 하시지 않는 스님이 안쓰러워 평소 좋아하시던 담배를 사기 위해 나는 마을에 내려가 탁발을 해서 담배를 사다가 불을 붙여 입에 물려 드리면 편안한 모습으로 기분좋아 하시며 미소를 보이시던 스님이셨다. 말씀은 못하셨지만 너희들은 중노릇 잘하고 참선 공부 잘하라고 일러 주셨고 마지막 임종시에는 없으신 기력에도 내 손을 꼭 잡아주신 후 자정경에 열반에 드신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후로는 대중스님들께서 나에게 간병 제일 사미(沙彌)라 했고, 그 인연으로 지금까지 간병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 인연복으로 오늘을 삼보님 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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