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성사 - 태사(太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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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성사 - 태사(太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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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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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드디어 백제와의 일대결전을 앞두고 상감 이하 유신 장군과 오만 대군이 서라벌을 출발하는 날이 다가왔다. 상감은 출정에 앞서 만조백관을 모아 놓고 조칙을 내린다.

"우리 신라 사직의 사활을 좌우할 이번의 대결전을 치루기 위해 우리는 이미 당나라와 연합전선을 형성하였음은 경들이 익히 아는 바이니라. 이 결전을 독려하기 위하여 과인이 진두에 나서기로 결정하였느라. 경들은 과인 대신 원효 태사를 모시고 전쟁의 뒷바라지를 충실히 수행하여 주기 바라노라. 국정에 대한 모든 권한은 원효 태사에게 일임하고 태자를 태사의 보좌관으로 삼노니 경들은 충성을 다하여 기어코 승전고를 울리도록 하기 바라노라."

상감은 옥새를 내오라 하여 만조백관이 보는 앞에서 원효에게 내어주고 이어 상감이 친히 차던 보검을 원효에게 건네어 주었다.

"이 옥새는 과인을 대신하는 표증이고 이 보검은 후방군 총수의 대임을 위임하는 상징이다. 만일 태사의 뜻에 거역하는 자 있으면 누구를 막론하고 곧 참형에 처하시오."

이어 태자 법민(法敏)을 향하여 말했다.

"너는 장차 대업을 이을 태자임을 명심하여 태사의 명에 따르고 태사를 도와 서라벌를 지키기 바란다."

"예, 분골쇄신 하오리다."

나이 젊은 태자는 상감의 명을 받고 머리를 조아린다. 조회가 파한 뒤 유신장군은 원효를 따로 만났다.

"백제와 탐라국(耽羅國)은 오래 전부터 형제지맹(兄弟之盟)을 맺은 나라인만큼 백제가 공격을 받으면 필시 원병을 보내어 서라벌을 노릴 것이요. 또 왜국도 우리 신라와는 이웃이면서 적대시하는 처지이지만 백제에는 스승의 예로서 대하는 사이이니만큼 이들도 반드시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니 왜국의 내침을 예방하는 것이 상책일 것이요."

"예, 각별 유의하겠습니다."

"서라벌에 겨우 3천의 군사를 남기고 더나려니 마음이 안 놓이는군요. 곧 각 사찰의 젊은 스님들을 총동원하여 군무에 임하도록 조처를 취하시오. 이는 상감께서도 승낙하셨으니 지체 마시고 결행하시오."

"예, 곧 조처하지요."

"태사께서 무슨 분부는 없으시오?"

"분부라기보다는 부탁이 하나 있소."

"말씀하시오."

"백성들에게는 적은 피해도 되도록 입히지 말기를 전군에게 엄히 명령을 하달하시오."

"명심하겠고."

"혹 기회가 있으시면 고대산 보덕 화상에게 문안을 전하여 주시오."

"예, 잊지 않겠소이다."

상감을 에워싼 오만 대군이 서라벌을 떠난 뒤, 원효는 신라의 제사찰에 총동원령을 내렸다. 국가의 위기에 처하여 전 승려는 호국의 대임에 임하라는 격문을 발표하고 황룡사와 분황사, 흥륜사 등 서라벌의 십대 사찰에 총집합하도록 하였다.

원효가 태사가 되자 서라벌 근방의 승려들은 모두들 기뻐하던 차라, 원효의 동원령에 17세부터 45세의 승려들은 일주일 안에 3만 명이나 모여들었다. 원효는 승려들을 승군(僧軍)이라 하여 따로 조직을 갖도록 하였다. 그리고 이어 전국에 총동원령을 내려 17세부터 45세까지의 남자들을 서라벌로 모아 군사가 될 만한 사람은 창검술과 궁술, 말타기 등의 군사훈련을 가르치고 나머지는 일선부대로 군수물자를 나르도록 하였다. 승군 중에서 출중한 승려는 후방군의 각 부대에 배속하여 지휘관들인 화랑(花郞)의 윗자리에 앉히고 군사들의 정신적인 지주(支柱)가 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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