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壽衣) 만들며 공덕도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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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壽衣) 만들며 공덕도 짓습니다
  • 관리자
  • 승인 2007.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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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모임 탐방, 보문지장회

요즈음 삼일선원(전철 3호선 약수역 입구 중소기업은행 건물 5층, 전화 238-5253) 뒷방에는 온종일 웃음꽃이 만발하다.

10여 분의 노보살님들이 매일 아침 9시면 출근(?)해 부처님 전에 예불을 올리고 수의(壽衣)를 만들며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누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른다고 한다.

보문지장회 회원 10여 명과 승가사 맏며느리회인 승산회 회원 5명이 수의를 짓고 있는 현장이다. 출석부까지 마련해놓고 매일 나오다시피 하면서 작년 10월부터 이 회원들이 만든 수의는 지금까지 80여 벌이 된다. 돌아가신 분이 마지막 입고 갈 수의에는 모자(두건), 얼굴 가리개(면모), 장갑(악수), 손톱·발톱·머리카락을 담을 주머니, 베개, 턱받이, 속바지(속중의), 속적삼, 겹바지, 겹저고리, 대님, 허리띠, 두루마기(횡의), 버선, 요, 이불, 그리고 이것들을 다 갖추어 입은 상태에서 시신을 싸는 장단에 이르기까지 그 가지 수만 하더라도 스무 가지는 될 듯 싶다.

"작년 가을 저희 회원들 몇몇이 그동안 남편들에게 평생 빚만 지고 살았는데 우리가 마지막으로 좋은 옷 한 벌씩 해드리는 것이 어떠냐며 시작한 일입니다. 우리 나이면 대부분 한복을 지을 수 있기에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옷을 직접 만들기로 했어요. 회원들끼리 한 벌 한 벌 준비하다보니 소문이 퍼져 주위에 나이든 분들이 준비해두고 싶어하더군요. 젊은 분들은 부모님 것을 마련해드리고 싶어하고요. 그래 한 벌 한 벌 지어주다 보니 이젠 주문을 하고 기다려야 할 정도가 되었어요."

보문지장회 박명혜(63세, 법명 대도행) 회장의 말이다.

일반적으로 수의는 대개 하얀 색이나 누런 삼베를 연상하기 싶다. 그러나 이곳에서 만든 수의는 수의라기보다 화사한 봄날 입는 외출복처럼 그 빛깔이 곱고 예쁘다.

여자용은 주로 연분홍 적삼과 두루마기, 그리고 옥색 치마로 한다. 남자용으로는 옥색으로 두루마기를 만단다. 그 외의 것들은 삼베의 빛깔 그대로를 살려 만들며, 수의라고 해서 바느질을 대강 대강 하지는 않는다. 겹으로 깨끼한복을 만들 듯 그렇게 꼼꼼히 박은 옷매무새가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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