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벽선사의 어머니 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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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벽선사의 어머니 사씨
  • 관리자
  • 승인 2007.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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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바이 만세 여성불자 만제

황벽 희운 선사! 그가 몇 연도에 태어났는가는 확실하지 않다. 그가 입적한 연대는 서기 850년이다. 남악회양으로부터 3세손이며 백장회해 선사의 법제자다. 그 아래로 임제의현 선사가 나와 임제종을 열었으니 황벽선사는 임제종의 새벽을 열어 준 그 원조이기도 하다.

일명 단제 선사로도 잘 알려진 선사는『전심법요』라는 책을 저술하여 천 이백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후학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황벽희운 선사는 현재 복건성의 민지방 태생으로 이마에 살상투가 불끈 솟아있어 불법과인연이 깊다고 하는 말을 어린 시절부터 동네사람들에게서 들어왔다. 게다가 살상투 값을 하느라고 고집이 세기로 소문이 났는데 그래도 의리가 있었으며 맑고 깨끗한 음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고 홀로 계신 어머니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내게 된다.

황벽선사의 어머니는 사(謝)씨였다. 그녀는 열 다섯에 황벽의 아버지와 결혼을 하여 스물한 살이 되도록 아이를 낳지 못했다. 그녀는 가까운 곳 황벽산의 조그마한 산사에 올라가 열심히 불공기도를 올렸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서였는지 그로부터 사씨는 태기를 느꼈고 마침내 그녀의 나이 스물두 살 되던 해에 황벽을 낳았다. 사씨의 기쁨은 아루 말할 수 없었다. 물론 황벽의 아버지의 기쁨도 컸다. 그들 내외는 황벽산에서 기도하여 얻었다 하여 아이 이름을 황벽이라 했다.

황벽의 나이 세 살 되던 해 황벽의 아버지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땔나무를 지고 저자로 나가 팔아 아들을 위해 몇 권의 책을 구입하였다.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오던 길에 그만 우연찮은 사고로 발을 헛디뎌 천 길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져 목숨을 잃고 말았다. 소식을 들은 사씨는 눈앞이 깜깜했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남편을 선산에 고이 묻었다. 이제 황벽을 기르는 일만이 그녀의 전부였다.

황벽은 무럭무럭 잘 자랐다. 점차 자라 사물에 대한 눈을 뜨고 인식의 세계를 넓혀 가면서 끈질긴 물음이 이어졌다. 남들은 다 아버지가 계시는데 자신의 아버지는 어째서 계시지 않은가. 또래들의 얘기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면 어디로 가신 것일까. 황벽은 점차 회의와 우울증에 빠져만 갔다. 사씨는 아들의 그러한 모습을 대하면서 어떻게든 아들을 명랑하게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루는 사씨가 집을 비운 사이 황벽은 이웃집에 놀러 갔다가 그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 한 마리를 훔쳐 왔다. 처음 황벽은 그 강아지가 귀여워서 훔쳤지만 그 훔치는 행위가 나쁜 짓인 줄을 알지 못했다. 황벽은 훔치는 행위에 점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강아지를 비롯하여 병아리도 훔쳤고 낫이나 도끼 등 뭐든지 눈에 띄는 것은 모두 훔쳤다. 하지만 그러한 것을 훔치더라도 그것을 집으로 가져오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그것은 어머니에게 들킬까봐 겁이 나서이기도 했다. 그의 도벽의 원인은 아버지가 계시지 않음으로 인해 생기는 우울증을 삭이기 위함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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