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 이름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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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이름 해설
  • 관리자
  • 승인 2007.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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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강의,소천(韶天)원각경강의

해설 소천 선사께서는 원각경 강의 본론에 앞서 그 서문 '붓을 들고'를 통해 불법(佛法)의 본지 (本旨)와 우리나라 불교의 현실 그리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원각경을 번역, 강술함에있어 유념할 점을 밝히고 있는 바, 이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원각경 강의'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소개하니 독자께서는 찬찬히 음미 해보길 바란다.

붓을 들고

강의 불법(佛法)을 널리 알고 많이 기억함보다도 깨닭음이 있고 몸소 행(行)함이 중요한 것이다. 심오(深奧)한 진리를 교묘히 말함보다 평범한 진리를 쉽게 순탄(順坦)히 말하는 것이 불법이다. 이 까닭에 '평상심(平常心)이 도(道)니라'한 것이다.

지금의 한국불교가 요망하는 지도자는 학자적(學者的)이기보다는 보살적(菩薩的)이어야 한다.1) 초탈한 학자보다 대중(大衆)과 섞이는 보살을 기다리고 있다.

불법은 정(定)한 법(法)이 없는것2)이니 언제나 그 시대 그 대중에게 수순(隨順)될 수 있는 바른 법이면 그 이름이 불법이다. 아무리 고상한 말과 고귀한 진리라도 그 중생에게 소화(消化)가 아니 되면 환자(患者)에게 아니 맞는 인삼.녹용[蔘茸]3)과 같은 것이니 개똥이라도 병(病)만 나을 수 있으면 약인 것을 알아야 한다.

한국에 불법(佛法)이들어온 지도 1,600여 년이 되었지만 4)지금의 불법이 쇠퇴일로(衰退一路)를 밟고 있음은 이상에 말한 원인인가 한다. 한 종교의 교리가 적힌 경전(經典)이 이제까지 한문(漢文)으로 내려옴도 그 원인인 것이다. 요사이 한글 번역이 많이 나왔지만 국민에게 소화됨이 없이5)거의 몇몇 신도와 승려(僧侶) 수중에서 잠자고 있음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말하자면 그 저서가 모두 포교적(布敎的)이 아니고 대부분 원어적(原語的)이며, 환자를 상대함에서 깨닭은바가 있어 나온 처방적(處方的)이 아니요 학자로서 원어제시(原語提示)인 본처방(本處方) 그대로인 것이다. 그리고도 그 번역과 저서를 읽어보면 일서(日書)의 번역이 아니면 학문의 직역(直譯)이었으니 다른 환자의 처방이 내 병(病)을 고칠 까닭이 없고 고래(古來)의 가감(加減)없는 처방이 현대인 환자 증세(症勢)에 들어맞을 까닭이 없는 것이라 한다.

'한문의 직역(直譯)을 보면 음역(音譯)을 읽음 같이 힘들고 의역(意譯)을 보면 부처님 말씀 아님 같은 딴소리'라는 어떤 학자의 말을 들었다.

과연 역경(譯經)은 어려운 일이다. 우리나라에 세간(世間)문학6)과 출세간 법(法)에 밝은 선지식(善知識)이 출현하기 전에는 우리 역경계(譯經界)가 난기를 면치 못할 것이라 본다.

나는 이 말까지도 외람하여 붓을 돌리어 이 경(經)의 강술과 번역에 있어 변명 삼아 몇 마디 남기려 하는 바이다.

번역은 반의역법(半意譯法)을 택한것이며 초학(初學)을 위하여 통용되고 있는 한문술어(漢文述語)도 번역한 것이니 예를 들면 청정을 '깨끗'으로 무명(無明)을 '밝음없음'으로 수순(隨順)을 '순희 따름'으로 등등이다. 그리고서도 강술에 있어서만은 혼용(混用)한 바이니 다른 날 다른 경(經)을 볼 그들로 하여금 편의를 얻게 하고자 함이다.

다시 강술에 있어서도 또한 초학을 위하여 가장 쉬운 말로 가장 많은 말을 사용하여 가장 막바지를 달리며 오가본 것이니 말이 많음에서 유치한 곳이 있는 듯하나 뼈가 있음을 알아야 하고, 다시 말이 알기 어려운 곳이 있는 듯 하나 재차 살펴보면 말이 뜻과 더불어 드러날 것이니 독자의 양해를 구하여 마지 않는 바이다.

___________

1)원전에는'...학자적보다 보살적이다.'로 서술되어 있음

2)「금강경」중 '무득무설분(無得無說分)제7'의 무유정법(無有定法)참조

3)원전에는'...삼용(蔘茸)'으로 표현되어 있음

4)원전에는'...1,600여 년이지만'으로 서술되어 있음

5)원전에는'...소화없이'로 서술되어 있음

6)원전에는 '세간(世間)문학'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문학(文學)'에 국한할 이유가 없어 불합리하므로 '세간학문(學問)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사료됨. 원전 출간 당시 교정 착오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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