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다, 우리 영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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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다, 우리 영감!”
  • 관리자
  • 승인 2007.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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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황혼

글· 유재웅

나도 삼천 배를 올릴 수 있을까? 꽤 오래 전부터 삼천배가 마음 속 깊이 자리를 틀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 무게는 나를 점점 짓눌렀고 한 해라도 더 늙기 전에 올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2005년 1월 1일 연중 목표로 정했다.

절이라고는 새배드리는 절밖에 모르기 때문에 먼저 절 하는 법을 알아야 했다. 절하는 법에 관하여 청견 스님이 쓴 책을 꼼꼼히 읽고 삼천 배를 몇 차례 올린 경험이 있는 집사람의 절 시범과 요령을 보고 들은 다음 연습을 시작했다. 서 있는 자세에서 기마자세로 내려와 무릎을 꿇어 엉덩이가 발뒷꿈치에 닿으면서 발가락이 꺾이자 엄지 발가락이 부러지는 듯한 통증에 아! 하는 비명과 함께 나뒹굴었다. 순간 내 나이 67세나 되었는데 오체투지(五體投地)는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얼마나 오랫동안 마음에 품었던 삼천배인데 포기할 수는 없었다.

생각 끝에 발가락 꺾기 연습부터 해 보기로 했다. 무릎 꿇어 발가락을 가볍게 꺾고 앉아 눌렀다 올렸다를 반복하면서 통증을 참아내고 뜨거운 물에 발을 담구어 풀어가며 보름 동안 열심히 하였더니 절이 조금씩 되고 덤으로 가부좌도 틀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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