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그늘
한국의 조그마한 산속 절간의 벽에는 불타의 일생이 그려져 있다. 어떤 것은 유치한 솜씨이기도 하지만, 여기에는 틀림없이 산과 강이 있으며 나무와 물도 함께 그려져 있다. 성스러운 부처가 그림의 주제인데도 그것과 나란히 자연이 숨쉬고 있는 것이 한국적인 불교관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유럽 · 북미 지역의 대성당에는 유서깊은 성화들이 많다. 그들은 성모나 그리스도 상은 물론 실락원의 이야기, 예언자의 수난의 생애들이 성서의 내용대로 그려져 있다. 그러나 성서에 나오는 요단강이나 시나이 산, 골고다의 언덕 등 기독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자연의 경관이 거의 그림의 배경에는 없다. 한국의 자연관에 안기어 온 필자는 무의식적으로 성서의 이야기 내용보다는 자연에 기대를 걸고 있었고, 자연의 배경이 없는 신과 인간만의 세계에 긴장감마저 느끼기도 했다.
원래 기독교 사상에서는 자연을 인간 밑에 두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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