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의 이동이 제한된 이들에게 불교는 무엇일까? 편지에 쓴 참회, 도반, 행복, 마음 이런 단어들 속에서 짐작할 뿐이다. 갇힌 공간에서 생각은 깊어졌고, 삶 전체를 바라봤으리라. 불교가 주는 수많은 스펙트럼들은 그들의 마음 한 구석에 존재했던 ‘어떤 것’과 만났을 것이다. 이 만남, 강렬했을 것이다. 강렬한 이 경건성. 이것은 그들에게뿐 아니라 모든 불교인을 향해 말하고 있다.
● 불교의 첫 길은 거기서 시작된다. 그들처럼 지금 여기에 있는 삶 전체로 불교를 봐야 한다. 그래야 만날 수 있다. 그 옛날, 2천 5백년 전 누구보다도 외롭고, 고독했고, 쓸쓸했던 고타마 싯다르타가 그랬다. 사문유관四門遊觀으로 표현된 언어는 싯다르타의 삶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한다. 말할 수 없는 ‘어떤 것’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혼자일 수밖에 없다. 왕자는 없다. 그 곁을 지켰던 마부 차익도 없다. 아들 라훌라, 아내 야쇼다라도 없다. 정반왕 숫도다나도 없다. 스스로 세상의 가장 먼 곳에서, 가장 깊은 곳에서, 철저히 버려진 그곳에 그가 있다.
월간불광 과월호는 로그인 후 전체(2021년 이후 특집기사 제외)열람 하실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불광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