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가 유럽의 미술과 만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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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가 유럽의 미술과 만난 까닭은?
  • 불광출판사
  • 승인 2015.01.2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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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롱의 작품.
Footprint Line, Gallery Tucci Russo Turin, 1989

현대미술의 다양한 변화를 이끄는 미학적 토대가 구축되는 데 있어 선禪은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현대미술의 폭넓은 표현과 철학적 관점들은 불교의 선사상을 바탕으로 삼아 문화의 새로운 흐름을 전개해나가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 이제 예술과 선은 나란히 달려가는 두 개의 철로처럼 떨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했던 많은 작가들이 선사상을 받아들여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쳐 보여줬으며, 미술시장은 점점 다변화하며 다채롭게 분화되어 가고 있는 현대미술을 한 자리에서 보여주고 있다.

| 유럽에서 태동한 선불교적 예술
독일의 미케 펠텐Mike Felten은 한국을 방문하여 놀라움을 경험하며 나에게 많은 것을 물었다. 자신은 40여 년 전부터 불교와 선에 관심을 갖게 되어 오계를 지키며 일상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한국은 마치 미국에 온 것처럼 현대화되어 있고 삶의 패턴도 물질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며 달마가 이제는 동양에서 유럽으로 간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예술가이기도 한 그는 삶의 과정에서 가장 큰 보람으로 선을 체험하며 자신의 예술세계를 추구해 왔다는 것을 꼽는다. 삶의 존재가치를 찾아 많은 여행과 독서를 즐겨하는 그는 행복이 내면에 있다는 것을 알고부터 삶이 여유로워졌다고 한다.

1957년에 독일을 중심으로 태동한 ZERO운동은 예술이 현대인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예술가와 철학자, 사상가, 수행자들이 모여 새로운 세계가 열렸음을 선언하며 새로운 의식과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살아야한다는 선언문을 발표하고, 기존의 관념적인 사고와 형식들을 모두 버리고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며 예술운동으로 승화시켜 나아갔다. 이들의 노력으로 유럽은 짧은 시간에 선禪이 확산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는 그들이 오랜 시간 추구하던 가치와 삶의 모습들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이러한 경향에 영향을 받은 운동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플럭서스(FLUXUS, 라틴어로 ‘흐르면서’라는 뜻) 운동이다. 무명의 백남준을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된 이 운동은 ZERO의 영향을 바탕으로 많은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며 문화의 흐름을 변화시키는 촉매제가 되었다. 이제 더 이상 예술은 예술만을 위한 무거운 짐을 짊어지지 않게 됐다. 그리고 삶을 위한 예술로 거듭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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