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트라우마와 한국인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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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트라우마와 한국인의 심리
  • 불광출판사
  • 승인 2015.01.2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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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악영향은 한국인의 일상을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가?

| 색깔론 공포증이란 무엇인가?
한국인의 심리에 미친 분단의 악영향을 흔히 ‘분단 트라우마’라고 정의하곤 하는데, 나는 『트라우마 한국사회』라는 저서에서 분단 트라우마가 사회주의, 공산주의에 관한 비정상적이고 비합리적인 심리인 ‘레드 콤플렉스’, 북에 관한 비정상적이고 비합리적인 심리인 ‘북 콤플렉스’, 극우보수세력의 색깔공격에 관한 비정상적이고 비합리적인 심리인 ‘극우세력 콤플렉스’로 구성되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리고 이 중에서도 분단 트라우마의 핵은 극우세력 콤플렉스, 좀 더 명확히 말하자면 ‘색깔론 공포증’이라고 주장했다.

‘공포증’이라는 정의가 말해주듯, 색깔론 공포증은 일종의 정신장애이다. 따라서 받아들이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한국인들은 색깔론으로 인해 집단적인 정신장애를 앓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공포증은 육체적・사회적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상황에 의해 유발된다. 예를 들면 바다에 갔다가 파도에 휩쓸려서 죽을 고비를 넘긴 경험이 있는 사람은 파도에 대해 공포증을 갖게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분단은 한국인들에게 왜 색깔론 공포증을 강요하게 된 것일까?

한국은 해방 이후 극심한 좌우대립과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었고 그 여파로 인해 남과 북은 적대관계에 놓이게 되었다. 남북 간의 적대관계는 한국의 역대 집권자들에게 정치적 반대자들을 좌파로 몰아서 제거하거나 탄압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주었는데, 바로 이로부터 색깔론 공포증이 시작되었다. 

과거의 한국에서 권력으로부터 ‘빨갱이’로 낙인찍힌다는 것은 곧 살해예고장을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한국전쟁을 전후한 시기에 빨갱이로 몰렸던 상당수의 사람들은 무참하게 학살당했으며, 1950년대에 진보당을 창당했던 조봉암 선생이나 1970년대에 인혁당 사건에 연루되었던 이들도 빨갱이로 지목되고 나서는 인차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갔다. 이렇게 색깔공격은 언어적 폭력에 그치지 않고 실제적인 국가폭력이 뒤따랐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색깔공격을 극도로 두려워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한국인들은 빨갱이나 종북으로 낙인찍히면 ‘죽음에 대한 임박감’에 압도당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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