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의 사랑가歌, 어머니를 위한 사찰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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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의 사랑가歌, 어머니를 위한 사찰음식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11.0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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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하되 깊은 맛 표고와 표고냉채

| 죽은 나무가 피워낸 꽃, 표고
표고의 주산지로 이름 높은 곳은 전남 장흥이다. 장흥은 남쪽의 온화한 기후와 활엽수가 많은 높은 산, 그리고 그 산 너머 습한 바람을 몰고 오는 바다를 두루 갖추고 있다.
일一능이 이二표고 삼三송이. 송이보다 앞서는 맛이 표고에 있다는 것이다. 송이와 능이는 살아있는 나무에서 자라고, 표고는 죽은 나무에서 자란다. 표고의 인공재배가 가능한 것은 이 때문이다. 맛에서 송이를 앞서는 표고가 그 가격에선 송이보다 못한 것도 그래서다. 
표고를 키워본 사람들은 말한다. “표고는 기다림이다.” 중국의 『왕정농서(王禎農書, 1313)』에 재배법이 소개되어 있는데 “나무를 베어다 도끼로 흠집을 내고 1년 간 썩힌 후 표고를 따다가 흠집 안에 집어넣는다.”라는 요지다. 지금은 표고의 종균을 넣는 것이 달라졌다. 나무가 잘 썩을 때까지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표고는 자라면서 갓이 커지고 점점 벌어지는데, 갓이 덜 피었을 때 수확해 작고 단단한 것은 동고冬菇, 활짝 핀 것은 향신香信, 적당히 핀 것은 향고香菇라 한다. 동고 가운데서도 표면에 그물무늬가 있는 것이 꽃표고, 즉 화고花菇다. 색에 따라 백화고와 흑화고로 나뉜다. 표고는 청혈과 항암, 진정 작용에 그 효능이 크다.
사찰에서 육수 대신 우려 쓰는 채수는 건표고와 무, 다시마를 기본으로 한다. 표고의 감칠맛은 생표고보다 말린 표고에서 더욱 강한데 이는 효소의 숙성작용 덕분이다. 아마도 그래서 어느 절 공양간의 원주스님 또한 표고는 기다림이라고 말할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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