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우병권 ‘전통부각’
북은 덕유산, 서는 지리산, 동은 가야산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요새 거창. 23개의 1,000m가 넘는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앉은 들녘은 사천왕상의 보호를 받는 양 넉넉하고 여유롭다. 거창군 위천면 상천리, 맑은 계류가 굽이치는 이곳에서 마을 할머니들과 함께 ‘전통부각’을 만드는 우병권 선생이 있다. ● 1980년대 말 우 선생은 농촌목회 뜻을 키우는 신학생이었다. 군 제대 후 ‘신학보다는 농사’를 배우라는 풀무원 창립자 원경선 선생 권유로 농장에서 4년 여의 공동체 생활을 했다. ‘땅과 땀의 정직함’, ‘배려와 나눔’을 익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40만 원 월급의 부산 빵 기술 보조원, 페인트가게 점원, 친환경 매장 운영, 울산 한살림 사무국장을 거치는 등 고단한 도시 생활 속에서도 그는 늘 ‘땅과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을 놓지 않았다. ● 드디어 2011년 2월, 거창 출신의 지인이 소개해준 이곳으로 귀농을 결심하게 됐다. 귀농 후에는 마을 할머니들과 함께 ‘전통부각’을 생산하는 사회적 기업도 창업했다. 이 마을은 집집마다 대를 이어 고추, 당근, 양파, 들깨송이 등을 수확해 그 위에 찹쌀을 입힌 부각을 만들어 왔다. 맑은 여울 소리 같은 할머니들의 유쾌한 수다와 바위처럼 굳건한 우병권 선생의 뚝심에 이 동네에서는 다시 사람 사는 ‘멋과 맛’의 어울림 가락이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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