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고수는 숲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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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고수는 숲에 주목한다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2.08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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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하는 교육

그녀와 나, 둘 다 아이교육에 관심 많은 30대 중반의 아줌마다. 아이들이 돌 지날 때까지 매번 모유수유를 ‘사수’했으며, 옷 안 사 입고 아낀 돈으로 책을 사들여 읽혔다. 올해 초등학생이 된 큰아이를 집 근처 혁신학교에 보내는 것까지, 공통점 많아 보이는 둘에겐 ‘결정적 차이’가 있다. 그녀는 도시를 떠나 산골에 살며 자연의 품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본다는 것. 육아 고수들이 숲으로 간다. 그곳엔 과연 무엇이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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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크리트 박스 vs 가재잡기의 추억

도은(8), 연우(5), 시우(1) 삼남매 집에는 장난감이 없다. 바깥놀이 할 때 들고 나가는 잠자리채가 동네 아이들 몫까지 합쳐 대여섯 개, 흙놀이 할 때 쓰는 작은 삽과 갈퀴 따위가 전부다. 도시에 살 때 쓰던 장난감들은 모조리 창고 신세를 지는 중. 아이들은 장난감 없이도 마당 한 귀퉁이 텃밭에서, 집 앞 계곡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논다.

아이 키우는 게 좋아서 5개월 전 낳은 막내까지 세 아이의 엄마인 이경의(35) 씨. 성남시에서 나고 자란 그녀는 초등학교 시절을 떠올릴 때마다 씁쓸해진다. “그저 콘크리트 박스 같았어요. 책상 앞에 앉아서 억지로 지식을 밀어 넣고 시험을 치는 것의 반복이었죠. 학교는 따뜻하고 포근한 공간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큰딸 도은이를 키우며 ‘어떻게 하면 나와 아이가 모두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깊어졌다.

둘째 연우가 태어날 무렵, 자연친화 교육을 지향하는 경기도 광주의 한 혁신학교가 TV에 나온 것을 보고, 잊고 있던 오래된 추억 하나가 떠올랐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산이 있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에 발을 담그고 가재도 잡고, 해가 지도록 숲을 헤집고 다니던 기억이었다. 그녀가 찾은 답, ‘육아’와 ‘행복’ 사이에 채워 넣어야 할 것은 ‘자연’이었다. 이경의 씨 가족은 경기도 광주, 숲이 깊은 산골마을로 이사했다. 다행이 남편의 직장이 가까이 있어 결정은 순조로웠다.

  
| 생태 화장실에서 배우는 것들

다섯 살 연우는 이 산골마을 가족 중에 가장 촌사람 태가 난다. 까뭇한 피부며 발그레한 볼이 건강미 만점인 연우는 아침이면 텃밭에 물을 주고 ‘숲 유치원’으로 간다. ‘숲 유치원’은 1950년대 중반, 덴마크의 한 어머니가 아이들과 함께 매일 숲으로 소풍을 간 것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유럽에는 3~6세 어린이들이 숲에서 생활하는 ‘오두막 유치원’이 많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선 아직까지 ‘숲 유치원’ 건물의 인가가 나지 않는다. 연우네 동네에는 원래 유치원이 없었는데, 엄마들이 모여서 돌아가면서 아이를 맡아 ‘숲 놀이’를 하던 것이 지금의 ‘숲 유치원’이 됐다. 유치원 건물은 동네 할아버지가 농사를 짓던 비닐하우스를 빌려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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