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행복한 사람
상태바
어제보다 행복한 사람
  • 불광출판사
  • 승인 2014.02.07 2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크기변환_20140208_135327.png

동주 스님
1961년 대은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1972년 직지사에서 고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1965년부터 송암 스님 문하에서 범패 전 과정을 이수했다. 이후 1970년부터 8년간 내소사, 해인사, 송광사, 통도사 등 제방 선원에서 참선 수행했다. 지금까지 3,000여 회 이상 재 의식을 집전했으며, 2003년부터 3년간 조계사에서 영산재를 재현했다. 2005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 전수교육조교, 2006년 조계종 어장, 2013년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3호 경제어산京制魚山으로 지정됐다. 현재 홍원사 회주, 한국불교전통의례전승원 원장, 염불교육지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후학들에게 범패의 정수를 전해주고 있다.
 
불교는 행복하려고 믿는 것입니다. 절에 와서 법문을 듣고 공부를 하면 작년보다 올해가 평안하고 행복해야 합니다. 어제보다 오늘이 행복해야 해요. 향상일로向上一路라고 하지요. 나날이 좋아져서 날마다 좋은 날이 되어야 합니다. 지난달에도 그 모양, 이달에도 그 모양, 어제도, 오늘도 그 타령이면 안 돼요. 부처님 진리를 믿고 법문을 듣고 나서 마음 가운데에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것이 사라지고, 편안하고 행복하고 즐거운 것을 느끼는 시간이 많아져야만 합니다.
 
| 자식농사를 잘 지으려면
물질로 행복을 추구하다 보면 죽을 때까지 해도 행복하지 않습니다. 왜냐, 내가 많이 가졌다고 생각하고 옆을 보면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있기 때문에 물질로써 충족하는 행복은 백년을 살아도 얻을 수 없습니다. 항상 불안하고 부족하기에 그 사람은 불행한 사람입니다. 마음이 넉넉하고 따뜻하고 여유로운 사람, 이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부부지간에 물과 불처럼 상극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잘 조화를 이루면 정말 필요한 사이가 되어서 극락세계를 따로 찾아갈 필요가 없습니다. 그 이치를 모르고 불평불만 속에 살기 때문에 가정이 지옥입니다. 지난 여름, 다들 더워서 죽겠다고 했습니다. 만약 여름이 가을 날씨처럼 좋다고 하면 농작물이 흉년이 돼서 살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더울 때는 더워야 하고 추울 때는 추워야 합니다. 자연에 순응할 줄 알아야 하지요. 어떠한 환경이 주어지더라도 길은 있습니다. 꿈은 나쁘게 꿔도 해석을 잘하면 돼요. 이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가족이 전부 도반입니다.
농사 중에 자식 농사가 제일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무조건 공부 잘하는 뒷바라지에 정신이 없지요. 공부 잘하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공부 열심히 해서 일류대학 가야 한다고 아우성입니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좋은 회사에 취직을 하고 그래야 돈을 잘 번다는 겁니다. 나중에 시집, 장가 갈 때도 무슨 회사 다니느냐, 대학은 어디를 나왔느냐를 따지잖아요. 그렇게 등을 떠밀어서 공부를 시키는 게 사실은 물질적인 욕망의 노예를 만드는 겁니다. 지금 우리네 자식농사가 그 노릇이라는 말입니다. 인간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욕망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는 길을 가르쳐 놨으니 고통 속에서 허덕대면서 자자손손 그것을 반복하는 거예요.
자식을 훌륭하게 키우려면 불법佛法 인연을 맺어주면 됩니다. 부처님 법을 잘 믿고 신행함으로부터 모든 가정생활이 달라지고 학교생활이 달라지고 직장생활이 달라지는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물질의 노예가 되는 것만 배워서 사회생활, 결혼생활을 하기 힘들어요. 그렇게 손바닥 위의 구슬 같이 뻔히 드러나는 이치를 깨닫지 못한다 이 말입니다.
또, 자식을 잘 키우고 싶다면 회사 갔다 집에 왔다만 하지 말고 여행도 한 번씩 떠나세요. 가족들이 함께 떠나도 좋고 혼자 가는 것도 좋습니다. 여행을 혼자 가면 생각할 기회가 참 많은데 떠들썩하게 열 명, 스무 명 모여 다니면 여행이 목적인지 떠들고 유흥하는 게 목적인지를 몰라요. 미국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을 ‘즐길 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한답니다. 여행지에 가면 하루 이틀 전부터 불고기를 양념장에 절여서 그놈 먹고 떠들면서 앉았다 간대요. 서양에서는 조그만 배낭을 멘 유치원생도 가족끼리 여행을 다니잖아요. 그때부터 여행 다니는 법을 배우는 겁니다. 자식한테 유산을 물려주지 말고 여행법을 가르치라는 속담도 있다고 합니다. 여행은 낭비가 아니라 투자예요.
 
| 은혜 속에 산다
행복한 사람은 모든 일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에요. 우리가 지금 천지의 은혜가 하도 커서 잊어버리고 살아요. 해와 달, 자연의 혜택을 수없이 누리면서도 고마움을 모릅니다. 강물이 오염되고 바다가 오염되고 적조현상이 일어나는 건 전부 온난화 탓인데 이것을 누가 만들었습니까. 우리들이 주범이에요. 선진국일수록 쓰레기가 많이 나옵니다. 가전제품 하나를 사도 쓰레기가 한 보따리이고 장을 한 번 봐도 전부 비닐봉지에 담겨서 뒷처리가 보통 일이 아니에요. 내가 편리하면 그만큼 다른 사람한테 피해를 줍니다. 조금 더우면 에어컨 틀고 시원하다 하는데 더운 공기가 실외기를 통해서 바깥으로 나가잖아요. 그게 공기를 오염시켜서 뜨거워지고 가뭄과 홍수를 반복하는 것도 전부 다 우리들이 만들어 놓은 겁니다. 되도록 세제 적게 쓰고, 쓰레기 적게 만들고, 알뜰하게 사는 것이 지구를 살리고 생명체를 살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나도 행복하고 너도 행복하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거예요.
우리는 은혜 속에 살고 있습니다. 천지의 은혜가 있고, 또 사회의 은혜가 있어요. 우리가 지금 북한이나 아프리카 오지에 태어났으면 얼마나 고생하고 살겠어요.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온갖 혜택을 누리는데 행복한 줄 모릅니다. 천문학적인 재산을 가진 재벌들이 더 갖겠다고 죄를 짓고 재판하는 소식을 들으면 그게 남의 일이 아니에요. 전부 내 일이에요. 많으면 많은 대로 적으면 적은 대로 욕망에 끄달려서 고통 받고 사는 겁니다. 불법을 아는 사람은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있는 대로 행복합니다.
은혜 속에 산다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근검절약해서 남을 도와주는 생활을 자꾸 해야 합니다. 남을 도와주면 그 돈이 없어지는 걸로 생각하지요. 은행에 맡겨 놓으면 내 돈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이자가 붙어 더 불어난다고 생각하면서, 남을 도와주는 돈은 없어지는 걸로 여기고 있어요. 주면 줄수록 행복의 길이 되고 다음에부자로 사는 것이 보시하고 베푸는 생활입니다.
 
| 보은하는 길
사람을 나무에 비유하자면, 뿌리는 조상이요 나는 둥치입니다. 아들딸, 손자손녀는 나무줄기, 잎과 같아요. 나무가 잘되려면 뿌리에다 거름을 줘야 하는데 뿌리는 뚝뚝 다 끊어놓고 가지와 잎사귀에 아무리 물을 뿌려봤자 살겠는가, 산들 열매를 맺겠는가 하는 겁니다. 뿌리를 다 끊어놓고 좋은 열매 보려고 나무에다 물 뿌리고 영양제 바르는 격이에요. 물론 잎이 전부 떨어져도 햇빛작용을 제대로 못해서 나무가 죽어버려요. 자식농사를 제대로 지으려면 자손한테만 온통 마음을 쓸 일이 아니라, 조상과 나와 내 자손이 한 나무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조상을 천도하고 보은하는 일에 힘을 써야 한다는 얘깁니다.
몸뚱이가 살아서 숨 쉴 때는 신체, 죽으면 시신이라고 합니다. 똑같은 몸뚱이인데 이름만 바뀌어서, 숨이 딱 넘어가면 이 몸뚱이는 나무토막, 돌덩어리인 거예요. 자신을 깨닫지 못하면 산 귀신이라고 볼 수 있지요. 어물어물하다 죽으면 몸뚱이 집착하는 영혼은 몸뚱이 자리에 가서 딱 달라 붙어 지키고 있습니다. 옛날에 판자촌에 집짓고 살 때 구청에서 나온 사람들이 집을 때려 부수면 자기 집 헐어낸다고 달려들어서 싸움이 나잖아요. 마찬가지로 이장移葬한다고 묫등을 파내면 자기 몸뚱이를 건드린다고 귀신이 해코지를 하는 겁니다.
이장을 하고서 온 집안이 큰 화를 겪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건 좋은 것 같고 원한은 나쁜 것 같지만 집착 때문에 영혼이 못 가는 건 똑같아요. 천도는 맺힌 것을 풀어주는 겁니다. 물은 100도가 되면 펄펄 끓지요. 거기에 눈송이가 하나 떨어지면 수증기만 쐬어도 녹지만 콩알만 한 얼음은 끓는 물에 집어넣어야 녹습니다. 얼음덩어리가 크면 끓는 물에 넣고 시간이 가야 녹지요. 애착과 집착과 한이 많은 영혼은 여러 번 천도를 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조상의 은혜에 감사하는 기도를 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한없는 부모의 은혜, 사회의 은혜, 천지의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그 은혜를 갚는 길은 무엇인가 하는 겁니다. 부처님은 수많은 전생에 눈을 달라면 눈을 빼주고 팔을 달라면 팔을 떼 주었습니다. 우리는 산목숨으로 그렇게는 못할망정 죽어서 갈 때라도 이 몸을 보시하자는 겁니다. 흙 한 줌 되고 재 한 줌 될 이 몸뚱이를 가지고 장기 기증을 해서 죽어가는 생명을 살린다는 것이 얼마나 큰 보살행이에요. 나는 장기기증만 아니라 시신 기증도 하려고 그래요. 썩어질 몸뚱이까지 남을 위해서 쓰이게 한다는 건 부처님 법이 아니면 어떻게 알겠습니까. 이런 뜻을 스님들께 이야기하면 너도 나도 동참한다고 합니다. 불자님들도 아들딸에게 권해 같이 동참해서 큰 선근을 심고 공덕을 쌓으십시오. 그것이 어제보다 행복한 사람으로 사는 길입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