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과 문양] 착한 용(龍)과 나쁜 용(龍)
상태바
[상징과 문양] 착한 용(龍)과 나쁜 용(龍)
  • 유근자
  • 승인 2011.11.07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처님일대기속의 착한 용(龍)과 나쁜 용(龍)
그림1. 아잔타 제19굴 용왕과 용녀.

용왕 나가(Nāa)와 용녀 나기니(Nāinī)

우리에게 익숙한 용의 이미지가 인도에서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올해 입춘 날 ‘호랑이는 삼재를 몰아내고 용은 오복를 가져온다[虎逐三災 龍輸五福]’는 글귀를 우리 집 대문에 붙여 놓았다. 매일 이 글귀를 보며 갑자기 인도의 용 모습이 궁금해졌다.

불교 경전에는 큰 뱀의 이미지를 가진 나가(Nāa)가 자주 등장한다. 나가는 중국에서 용(龍)으로 한역되었지만, 인도 교유의 뱀 신앙에서 형성된 것으로 코브라를 가리킨다. 남신(男神)을 나가(Nāa), 여신(女神)을 나기니(Nāinī)라고 하는데 전자는 용왕(龍王)으로, 후자는 용녀(龍女)로 번역되었다. 사람의 모습을 한 이들은 머리 뒤쪽에 코브라 형태의 용개(龍蓋)를 붙이고 있는데,대부분 나가는 3개에서 7개이고 나기니는 1개이다(그림 1).

나가들의 이상적인 거주처는 큰 바다, 연못, 호수, 바위산, 또는 저지대 같은 곳이다. 나가들은 부처님께 귀의할 때 인간 형상을 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나가로 태어나는 것은 악업(惡業)의 결과이고 인간이 되는 것은 그들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대 인도의 민간신앙에 근거한 나가신앙이 불교에 자연스럽게 수용된 것은, 농업사회에서 풍요를 관장하는 나가 또는 용왕이 불교에 귀의함으로써 번영을 누리게 되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부처님을 보호하는 무짤린다 용왕

설화는 불교를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하는 효과적인 매개체였다. 불교도들은 기존의 인도 설화를 바탕으로 불교적인 색채를 입힌 이야기들을 많이 만들어냈는데, 부처님 일대기에 등장하는 나가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부처님 일대기 속의 나가는 주로 착한 역할을 하지만, 때로는 나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부처님께서 우루벨라의 가섭 3형제를 귀의시킨 사건인 화신당(火神堂) 안 독룡의 경우는 대표적인 악룡(惡龍)이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