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과 문양] 바즈라와 금강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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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과 문양] 바즈라와 금강저
  • 유근자
  • 승인 2011.09.0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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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의 상징 바즈라(Vajra), 수행 법구(法具)의 상징 금강저(金剛杵)
그림1. 보드가야에서 만난 손에 금강저와 금강령을 든 수행자, 2011년 1월 인도 보드가야.

수행자와 금강저

지난 1월 석가모니 부처님의 성도지인 보드가야를 방문했다. 안개가 아직 보리도량을 가득 덮고 있던 때, 대탑 근처에서 기도하는 한 수행자를 만났다. 한 손에는 금강저(金剛杵)를, 또 다른 손에는 금강령(金剛鈴)을 들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던 그는,티베트 스님의 복장을 하고 그 위에 두터운 외투를 걸친 서양인이었다(그림 1).

그를 보는 순간 얼굴 가득 법(法)의 기쁨을 누리는 듯한 웃음을 머금은 고려의 한 수행자가 떠올랐다. 고려의 수행자 역시 왼손에는 금강령을, 오른손에는 금강저를 들고 있었다(그림 2). 수행자가 든 금강저와 금강령은 고려시대인 13~14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고려후기 원나라의 지배 아래 유입된 티베트 불교 즉 밀교의 영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티베트 스님들이 많은 보드가야에서 만난 서양의 수행자 모습에서 고려의 수행자를 보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역사의 한 장면인지도 모르겠다.

왜 그들은 손에 금강저와 금강령을 들고 수행 중이었을까? 금강저와 금강령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번 호에서는 금강저의 기원과 변천을 살펴보자.

 

번개의 상징이자 마음의 번뇌를 없애주는 금강저

금강저는 고대 인도의 신인 인드라(Indra), 즉 제석천의 번개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러다가 점차 여러 신과 역사(力士)가 지니는 무기를 일컫게 되었다. 금강저의 산스크리트어는 바즈라(Vajra)로, 소리를 따서 발절라(跋折羅) 또는 박일라(縛日羅) 등으로 번역되었다. 금강저는 만물을 파괴할 수 있다는 성질 때문에, 순수한 절대 또는 최고의 지혜의 힘인 진실을 상징하게 되었다.또한 모든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에 밀교에서는 마음의 번뇌를 없애주는 상징적인 의미로 수용되었고, 수행법(修行法)의 도구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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