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사의 처진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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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사의 처진 소나무
  • 관리자
  • 승인 2010.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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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따라 마음 따라

〔처진 소나무의 신령스럽고도 장한 자태〕

이제 막 꽃들이 피는가 싶더니 오늘은 눈이 내린다. 제법 많은 눈이 쌓인다 했더니 햇볕이 나자 눈은 또 흔적도 없다. 삶 또한 그렇다. 허나 다시 봄날, 매화꽃이 사붓사붓 피어오른다. 아! 저 꽃나무들은 반드시 꽃과 열매로 보답을 하는구나. 봄눈에 장군죽비로 얻어맞은 듯 정신을 바짝 차린 매화나무는 아주 야무지게 꽃잔을 받들고 서 있다. 청매, 홍매, 산수유, 수선화…. 봄마다 운문사는 꽃 잔치로 행복하고 다복하다. 화장장엄세계가 따로 없다.

꽃도 꽃이려니와 운문사의 나무 가운데 가장 유명한 명물은 소나무이다. 범종루를 지나 만세루 옆에 서 있는 처진 소나무는 우리나라 5대 소나무 중 하나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 단아하고 다소곳하게 서 있는 푸르른 소나무를 보노라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수령은 약 500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선정에 든 수행자 같기도 하고 온 우주를 떠받치고 있는 듯한 우주목의 느낌이 들기도 하는 신령스럽고도 장한 자태를 지닌 소나무이다.

소나무 높이가 6m, 줄기 둘레는 3m 정도 되고, 약 2m 정도의 높이에서 가지가 사방으로 퍼지면서 아래로 처지기 때문에 ‘처진 소나무’란 이름을 얻었다. 사방으로 뻗은 가지둘레는 약 30m도 넘는다. 지금도 자꾸 자라서 더 넓게 퍼지고 있다. 예전에는 소나무 옆에 동그랗게 모여 앉아서 야외수업도 하곤 했는데, 지금은 공간이 점점 줄어서 울타리 바깥까지 가지를 뻗쳤다.

해마다 삼월삼짇날에 13말의 막걸리를 물과 1:1 비율로 섞어서 준다. 올해도 삼월 삼짓날 어김없이 소나무 주위에 야트막한 고랑을 파고, 학인스님들이 빙 둘러서서 반야심경 1편을 봉독한 후 바가지에 막걸리를 퍼서 뿌려주리라.

길 가장자리 푸른 소나무 / 어디로 늘어뜨리나 / 손 끝마디 사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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