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행에 나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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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행에 나서면
  • 관리자
  • 승인 2009.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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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구름처럼
사진/관조 스님

계절의 변화가 완연하여 산중의 나뭇가지에도 새순이 돋기 시작한다. 천년 고찰은 변함이 없는 것 같아도 언제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을 햇살에 빛나는 산빛으로 느낄 수 있다.

 새로운 시간이 시작된는 것을 절집 말로는 철이 바뀐다고 한다.

 속가에서는 계절의 바뀜을 일러 철이 바뀐다고 하지만 절집에서는 사뭇 그 의미가 다르다. 대중살이는 결제와 해제로 나누어 살게 되는데 음력으로 시월 보름부터 정월 보름까지를 동안거라 하고 사월 보름부터 칠월 보름까지를 하안거라한다. 또 다른 말로는 여름결제와 겨울결제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기간을 마치는 것을 해제라고 한다.

 과거 부처님께서 계시던 시절에 인도에는 여름에 비가많이 오는 우기가 있었는데 그 기간에는 바깥 생활에 장애가 많아 여러 대중들이 한 곳에 모여서 생활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것을 우안거라고 했는데 기후 조건이 다른 우리나라에 안거로 변화된 것이다.

 전통적으로 선수행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의 불교에 있어서는 이결제, 해제를 중심으로 생활을 해왔고 지금도 이러한 결제와 해제는 대중생활의 중요한 분기점이 되고 있다. 도심 포교당에서는 신도들의 일정에 맞추어 생활하는 관계로 결제, 해제 를 크게 중요시하지는 않지만 산중 사찰에서는 대부분의 일정을 여기에 맞추어 생활하게 된다. 결제를 마치고 해제를 하게 되면 선방스님네들은 만행에 나서게 되고 강원의 학인스님들은 방학에 들어간다.

 이때가 되면 평소에 참배하고자 했던 명산 고찰을 찾기도 하고 평소 공부에 도움을 주셨던 어른스님들을 찾아뵙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큰일의 하나는 새로 방부를 들이는 일이다. 철철이 장소를 옮겨가며 수행할 수 있는 절집 전통은 아주 특이한 것이면서도 우리네 정서에 부합되는 면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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